남측 가족 99명은 30일 오전 10시 금강산여관 1층 로비에서 북측 가족 183명과 50여분동안 아쉬운 작별 인사를 뒤로 한 채 2박3일간의 짧은 재회를 마감했다. 남측 방문단은 이날 오후 2시 설봉호 편으로 장전항을 출발, 속초항으로 귀환했다. 제4차 이산가족 순차 방문단의 1진 행사에 참여한 남북 가족은 이날 오전 비가 촉촉히 내리는 가운데 작별상봉을 통해 눈물로 다시 만날 그날을 기약했고, 일부 남측 가족들은 미처 건네지 못한 선물을 북측 혈육에게 쥐어줬다. 남북 가족은 남은 여생 서로 건강하기를 당부하면서 `반달', `고향의 봄' 등의 노래를 함께 부르는 등 작별을 못내 아쉬워했다. 52년간 수절해온 남측 아내 정귀업(鄭貴業.79)씨는 그리던 북측 남편 림한언(74)씨와 꿈 같은 재회 끝에 "또 이별이냐, 집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울부짖었고, 남편림씨는 "통일될 때까지 몸만 건강해"라고 늙은 남녘 아내를 위로했다. 남측 최고령자 권지은(權志殷.88) 할머니는 북녘 아들 리병립(61)씨가 "내 걱정 말고 오래 살라"고 말하자 아들의 등을 두드렸다. 방북 이틀전 어머니 어병준(93)씨가 별세한 이부자(李富子.63)씨도 북측 언니 신호(66)씨에게 기약없는 재회를 약속했다. 이어 남측 가족들은 숙소인 해금강호텔에서 점심 식사를 한 뒤 장전항 통행검사소에서 출북 절차를 밟은 뒤 설봉호에 탑승했다. 한편 북측 방문단 100명과 만날 남측 상봉단 468명은 이날 오후 강원도 속초시 한화리조트에 집결, 하룻밤을 지낸 뒤 1일 설봉호 편으로 금강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금강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