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북한강 상류에 건설한 금강산댐은 담수지역이 지난 3월부터 우리측에서 육안으로 관측되는 등 오래 전부터 붕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에 대한 주민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이 묵살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평화의 댐 인근 강원도 양구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에걸쳐 이상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대책을 세워줄 것을 정부에 서면으로 요구했으나,정부측은 "금강산댐의 영향은 없으며 현황을 파악할 수 없다"고 답변했을 뿐 별다른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특히 지난 2월 갑자기 평화의 댐 상류지역에서 보름동안 무려 3억5천만t이나 되는 물이 대거 몰려들면서 겨울 홍수가 발생했을 때도 정부는 별 조치를 취하지 않아수수방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욱이 최근 필리핀 바귀오시에서 비정부기구(NGO)들이 개최했던 국제 하천연대회의에서 금강산댐 건설 후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남북 하천 공동방안을촉구했음에도 정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회의에 참석했던 국내 환경단체관계자들이 전했다.

현재 북한강 상류 휴전선지역에는 지난 2월 발생한 금강산댐 누수로 인한 이상홍수로 엄청난 모래들이 하류까지 밀려오면서 곳곳에 넓은 모래벌판이 형성돼 있는상태다.

양구군의회 최형지 의원은 "지난해부터 이상 징후로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어정부를 직접 방문하거나 서면으로 건의했는데도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또 "정부가 지난해 영향이 없거나 현황 파악이 안됐다고 답변한 상황에서 대책을 세웠다고 지금 강변하는 것도 사리에 맞지 않는다"며 "대책을 세웠다면지난해 회신공문에서 거짓 답변을 한 것밖에 안된다"고 주장했다.

오래전부터 금강산댐 건설로 인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지난 3월 평화의 댐과 북한강 상류지역을 직접 답사하며 이상징후와 관련된 자료를 모아온 서울대 법학부 이상면 교수도 국제법과 남북대화 차원에서 접근할 것을 촉구해 왔으나 아직 정부정책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금강산댐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측이 화천군 화천읍 동촌리에 건설한평화의 댐 설계작업에 참여했던 수자원기술사 최석범씨는 최근 금강산댐 담수로 인한 문제점을 논문으로 작성해 정부 홈페이지에 올리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씨는 지난 3월 작성한 `금강산댐 건설이 한강수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에서 "국제법상 공유하천은 당사국의 동의없이 유역변경식으로 물길을 돌려서는 안되는데도 북한이 금강산댐을 건설, 남한의 기존 수리시설을 악화시켰다면 당연히 항의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협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강산댐 건설로 팔당댐의 유입량이 17억t 감소하면서 연간 305억원의 피해가 발생하고 북한강 상류지역의 극심한 가뭄과 함께 홍수시 피해가 예상된다는 요지의 이 논문을 지난주 건설교통부 홈페이지와 환경단체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는 "금강산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황파악이 급선무"라며 "금강산댐의영향을 비롯해 댐규모, 방류시설 문제, 겨울철 이상징후에 대한 의혹을 파악하고 조속히 북한측에 남북 수자원 공동 이용방안을 제안, 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장마철을 2-3개월 앞두고 북한 금강산댐 담수과정에서 누수나 붕괴현상이 발생하면서 막대한 물이 평화의 댐을 넘어올 경우에 대비, 1주일전부터 평화의 댐 보강을 위한 긴급공사에 들어가 인부숙소와 중장비 접근도로를 개설중이다.

그러나 공사 기간이 충분하지 못해 지반을 제대로 다질 여유가 없는데다 두꺼운콘크리트로 씌울 경우 지반침하와 균열 등의 피해가 예상돼 전문가들의 우려를 사고있다.

(춘천=연합뉴스) 이해용기자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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