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출범 이후 냉각해온 미국과 북한 관계가 미국의 '특사방문'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북한이 미국의 특사 방문을 환영하는 의사를 미국에 통보하는 등 미-북대화에 소극적이던 입장에서 벗어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이후 난관에 봉착했던 미-북관계의 급진전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행정부 고위관리들은 29일 미국 정부 특사가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져있는북한과 대화 재개를 모색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아직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잭 프리처드 대북교섭담당 대사가 평양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프리처드 대사는 북한 방문 기간에 재래식 무기 감축, 핵무기와 미사일 문제 등을 거론할 가능성이 높다고 워싱턴 외교 소식통들은 전했다. 미국 고위 관리의 북한 방문은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 이후 처음으로 미국이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계속되는 대북 교착상태를 타개하려는 신호로 분석되고있다. 이 관리는 이번 특사방문 계획을 우방인 한국과 일본에 통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이 프리처드 대사의 평양 방문을 환영한다는 의사를 미국 측에 통보했으며 이는 북미 관계가 냉각한 이후 18개월만에 나온 첫번째 공식 반응이라고 미국관리가 확인했다. 이에 대한 미국의 공식 반응은 아직 없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그 동안 북한측과 '언제, 어디서든'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에 북한의 이번 환영 의사 표명은 미-북 관계의 변화를 유도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의 조치는 임동원(林東源) 대통령 특사가 이달초 북한 방문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미국의 특사 방문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 이후 가시화한 첫번째 조치라는 점에서 프리처드 대사의 평양 방문의 의미가 있다고 외교 소식통들은 지적했다. 아울러 김정일 위원장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초청했다는 보도와 맞물려 미북관계가 급진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북한과 미국 관계는 올 초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 국가의 하나로 지목한 뒤 급격히 악화했다. 특히 미국이 북한의 제네바 핵합의에 대한 이행 의지를 의심하는 등 미북관계는 지난 클린턴 행정부 시절과는 크게 다른 냉각 국면을 보여왔다. 그러나 미국은 '언제 어디서든'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의사가 있다고 거듭 밝혀왔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주 미-북 대화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