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쌀로 밥을 지어 형님 산소에 가서 올려라" 류재춘(61) 할아버지는 29일 오전 개별상봉에서 고향인 전라남도에서 직접 농사지은 쌀 두 되를 조카 경선(32)씨와 형수에게 전달했다. 52년전 형님과 헤어진 류씨는 애초 쌀과 함께 고향 흙도 가져왔다. 그는 "고향 흙을 형님 산소에 뿌리려고 했는데 흙은 가져갈 수 없다고 해서 속초항에 두고왔다"며 "흙은 못 가져왔지만 5년전 돌아가신 형님 산소에 갈 때 이 쌀로 밥을 지어 내 대신 올리라"고 당부했다. 류씨는 "예부터 술과 멥쌀을 산소에 가서 올렸는데 꼭 내가 지은 쌀로 형님 산소에 올리라"고 북쪽의 조카들에게 몇 번씩이나 다짐을 받았다. 북에 있는 조카 류경선씨는 작은 아버지가 주는 쌀을 받아 받아들어 고이 간직했다. 류씨는 헤어진 형님 사진을 확대해 두고두고 보시던 부모님이 형 얼굴을 못본채돌아가셔서 더욱 가슴이 아프다며 말끝을 흐렸다. 공동취재단= (금강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