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과정에서 이념논란을 일으켰던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진보성은 노동, 교육, 언론 등 사회정책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그는 지난 80년대부터 노동쟁의 현장에서 노동자 권익을 주장함으로써 '친(親)노동자' 이미지가 형성됐으나, "이젠 상황이 변했다"며 노사간 대등한 관계를 전제로 한 노사화합을 제1의 덕목으로 내세운다. 특히 노사정위에 자신의 지론인 사회연대와 통합원리를 적용, 단순히 노동계와 재계의 특수이익만 조정하는 곳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실질적인 사회협약기구로 확대 개편하고 중요한 일에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해결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자리 나누기와 복지산업기반 확대 효과 등을 들어 주5일 근무제 도입에 적극적이고,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동등대우 원칙도 주장하고 있다. 노동시장의 유연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취업경험 기회확대 등 스웨덴식의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을 강조한다. 교육 부문에선 "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과 교육행정이 이뤄지고, 각종 평가가 투명해야 신뢰가 생기고 합리적인 발전도 가능하다"며 자율성과 투명성을 기초로 한 개혁을 주장한다. 이를 위해 모든 교육주체와 교육단체를 한 데 모아 교육정책 기본방향에 대한 합의안을 만든 뒤 이들의 힘으로 국민을 설득하면서 합의안을 추진한다는 것. 고교 평준화의 기조는 유지하되, 자립형 사립고와 영재고, 특수목적고 등의 활성화를 통해 다양성을 보완해야 하며, '서울대 문제'가 우리사회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는 만큼 획기적인 개혁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 후보의 사회정책 가운데 언론정책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일각의 위헌론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공공성을 감안, 언론사 소유지분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견지하고 있고, 신문의 시장점유율 제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정치인의 언론에 대한 `굴종적 자세'에 매우 비판적이며, 언론의 `부당한 공격'엔 반드시 대응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제 힘을 가진 여당의 대통령후보로 위상이 바뀐 상황에서 이같은 입장의 강조는 `자신에 대한 비판을 참지 못하는' 독선과 아슬아슬하게 접근해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