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27일 수락연설에서 `노풍'의 발판이 됐던 국민선거인단과 `노사모', 가족에 대한 애정과 국민에 대한 감사를 표시했다. 노 후보의 수락연설은 단문 위주의 직설적이고 평이한 표현들로 이뤄졌고, 부인에 대한 위로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아들 문제에 대한 언급, 정계개편 등에 관해서는 미리 배포된 연설원고에 의미있는 수정을 가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서 주말마다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셨다"며 "국민선거인단여러분께선 생업을 젖혀놓고 달려와 투표해 줬고, 여러분의 참여와 성원 덕분에 민주당 국민경선이 국민적 축제가 됐다"며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노사모에 대해선 "소신과 열정밖에는 아무것도 없는 저를 믿고 밤낮없이 뛰어준 여러분께도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여러분을 잊지 않을 것이며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노 후보는 "제 아내 권양숙씨, 경선기간 내내 마음고생이 참 많았습니다. 고맙고 미안합니다"는 말로 장인의 좌익경력이 경선중 쟁점이 돼 부인이 겪은 심적고통을 위로한뒤 "앞으로도 고생이 많을 것"이라며 원고에 없던 말을 덧붙였다. 그는 경선에 참여했던 다른 6명의 후보들을 `동지'로 지칭하며 "이분들과 함께 힘과 지혜를 모을 것"이라고 다짐했고, 마침 행사에 참석한 김중권(金重權) 고문을 소개하면서 "따뜻한 격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종 게이트사건은 대통령 주변인물과 고위공직자들이 특권의식과 반칙의 문화를 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문장에서 `대통령 주변인물과 고위공직자들'이라는 표현을 뺐다. 대신 "(대통령의) 아들과 친인척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앞으로 권력문화가 그럴 가능성은 많지 않지만, 만의 하나 사고가 우려되니 확실하게 감시제도를 만들어서 대책을 세우겠다"는 문장을 넣어 친인척 비리 근절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정계개편과 개혁세력의 단합을 강조하면서 `민주당을 중심으로'라는 표현을 삭제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는 또 "민주당의 기초를 확대하고 강화해야 하며 청년과 여성, 지식인들이 기꺼이 참여하는 당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대통령후보로서, 대통령이 된 후에도 민주당의 발전을 위해 힘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말해 당정분리속에서 대통령 후보와 대통령의 당에 대한 관계설정 구상을 엿보였다. 이어 그는 "지난 3월 16일 광주시민의 위대한 결단을, 그날의 감동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며 "그 결단은 국민 가슴속에 감동의 물결과 화합의 바람을 일으켰다"고 노풍의 시발점이 됐던 광주의 감격을 되새겼다. 노 후보는 지역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92년 대통령선거 개표를 하던날 영남에선 환호성이 터졌지만 호남은 침묵했고, 97년 대통령선거 개표하던 날 호남에선 환호성이 터졌지만 영남은 조용했다"며 "2002년 12월 19일 제16대 대통령선거에선 모든 지역, 모든 계층의 국민이 함께 기뻐하는 강력한 국민통합 대통령이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후보는 "경호원 한두명과 남대문시장(서울)에, 자갈치시장(부산)에, 동성로(대구)에, 금남로(광주)에, 은행동(대전) 거리에 모습을 나타내는 대통령, 거기서 마주친 시민들과 소주 한잔을 기울일 수 있는 대통령"을 약속했지만, 당초 원고에 있던 `친구같은 대통령'은 `따뜻한 대통령'으로 표현을 바꿨다. 그는 연설 말미에 "우리 아이들에게 정의가 승리하는 역사를 물려주자"고 말한뒤 "착한 사람이 이긴다는 믿음을 물려주자"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