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후보를 '돌풍'에 실어 집권여당의 대통령후보로 만들어낸 노 후보의 인맥은 단출하고 어떻게 보면 초라하기까지 하다. 초선부터 중진까지 즐비한 현역의원, 전직 장관, 학계의 내로라는 교수들로 구성됐던 종래의 집권여당 후보의 캠프와는 판이하게, 노무현 캠프는 젊고 전략적 마인드를 지닌 386세대가 주축이 된 실무형 조직이다. 그 가운데 이광재(李光宰.37) 기획팀장과 안희정(安熙正.37) 행정지원팀장이 대표격.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의원 보좌관을 하다 90년대 초반 노 후보와 인연을 맺은 83학번 동기로, 선거기획과 재정 등 주요 업무를 도맡고 있다. 서갑원(徐甲源)정무특보도 이들과 같은 1세대에 속한다. 한 관계자는 27일 "학생운동을 하면서 몸에 밴 전략적 사고와 노 후보의 정치이념에 대한 무한대의 충성심이 이들의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신념으로 뭉쳐진 조직이라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노 후보 인맥의 뿌리는 지난 93년 9월 출범한 `지방자치연구원'이다. 그가 대선을 염두에 두고 연구원 사무실을 여의도로 옮기면서 합류한 40-50대 참모 가운데 염동연(廉東淵.56) 사무총장의 비중이 높다. 연청 초대 사무총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바람'을 `표'로 연결시킨 `조직의 대가'라는 내부평가를 받고 있다. 민청학련 사건때부터 대구.경북지역에서 민주화 운동을 해온 이강철(李康哲.55)씨, 민주당 정책실장 출신의 김강곤(金康坤.58)씨, 김상현(金相賢)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윤제술(尹濟術.50)씨 등도 핵심 참모들. 특별히 `자문교수단'이 없는 노 후보 캠프에선 386세대와 이들이 `정책의 산실'역할도 한다. `김삿갓 방랑기'로 유명한 방송작가 출신의 이기명(李基明.64)씨는 후원회장 자리를 14년째 유지하며 노 후보 진영에선 `아버님'으로 불린다. 기자 출신인 유종필(柳鍾珌) 언론특보는 `노무현의 입'으로 경선기간 이인제(李仁濟) 후보측과의 공방전을 훌륭히 소화해 냈다. 매일 불어나는 3만5천여명의 노 후보 팬클럽 `노사모'의 대표 일꾼인 영화배우 명계남씨와 고 문익환(文益煥) 목사의 차남 문성근씨도 노풍의 1등 공신이다. 김만수 부천시 의원, 윤석규 전 청와대 국장, 윤태영 홍보팀장, 배기찬 정책팀장, 이충렬 정책특보, 천호선 상황실 부실장, 황이수 공보실 부팀장, 최동규 민주당원내총무실 국장 등도 핵심 멤버다. 경선 시작전만 해도 당내 기반이 취약하던 노 후보에겐 `계보 의원'이 없다. 그러나 김근태(金槿泰) 의원의 경선후보 사퇴이후 천정배(千正培) 이재정(李在禎) 임종석(任鍾晳) 의원이 직접 도왔으며 김원기(金元基) 의원, 김정길(金正吉) 전의원, 원혜영(원혜영) 부천시장 등 과거 국민통합추진회의 멤버들과 각별한 사이다. 최근 지지 대열에 합세한 이해찬(李海瓚) 추미애(秋美愛) 의원 등을 비롯한 개혁파 의원들도 앞으로 대선국면에서 노 후보의 핵심 브레인으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 후보의 부산상고 동문들 가운데 총동창회장인 신상우(辛相佑) 전 국회부의장이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 노 후보간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재계의 동문으로는 윤청목 제일엔지니어링 대표, 박득표(朴得杓) 포스코건설회장, 이학수(李鶴洙) 삼성그룹 구조조정 본부장, 박안식(朴安植) 대창단조 회장 등이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