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던 체육복표(스포츠토토)가 당초 예상에 10%에도 못미치는 초라한 매출 실적에 그치며 6개월만에 '빈 깡통'으로전락했다. 지난해 10월 정식 발매를 시작한지 6개월 동안 스포츠토토는 85억9천600여만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지난해 28억4천700여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들어 57억4천900여만원을벌어들이는데 머문 것. 이는 체육복표 출범 이전 연간 1천억~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던 것에 비해 턱없이 낮은 금액이다. 이에 따라 100억~200억원 안팎으로 전망되던 체육진흥기금 수입은 지난해 연말고작 7억원에 불과했다. 더 큰 문제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수탁사업자로 선정됐던 스포츠토토㈜가 운영자금을 더이상 구하지 못해 부도 위기에 몰린 사실. 스포츠토토㈜는 출범 이후 매달 고정운전자금에만 30여억원을 사용했으나 매출액은 월평균 10억여원에 지나지 않아 500억원의 자본금이 모두 잠식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벌이는 시원치 않은데 씀씀이는 일정 규모가 지속되는 '적자 운영'이 계속된 것이다. 더구나 복표 발행을 계속하며 진 빚이 100억원을 넘어섰고 이들 채권자가 스포츠토토㈜의 채무 변제 능력이 의심스럽다며 일제히 상환을 요구할 경우 부도는 피할길이 없다. 스포츠토토㈜가 사업시행 2개월만에 사업권자인 체육진흥공단에 500억원의 지급보증을 요청한 사실도 스포츠토토㈜의 취약한 운영 자금 동원 능력을 보여준 사건. 체육복표 사업이 이렇게 위기에 몰린 것은 매출부진이 첫번째 원인이지만 지나치게 장미빛 일색이었던 당초 사업계획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체육진흥공단이 99년 한국능률협회에 의뢰해 뽑은 사업전망에 따르면 사업 시행1차년도 매출액이 800억원에 이르며 2차년도에는 3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른 공단 기금 수입도 첫해 280억원에 이어 이듬해 1천억원을 넘어서고이후 해마다 2천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공단 관계자는 "한때 1조원을 투입하고도 충분히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큰소리치는 업체도 있었다"며 체육복표 사업 수익성 예측이 과장됐음을 시인했다. 또 수탁사업자로 선정된 스포츠토토㈜의 방만한 경영도 도마에 올랐다. 최규선 게이트에서 윤곽이 드러나고 있듯 스포츠토토㈜는 사업권을 따내는 과정뿐 아니라 운영 과정에도 정치권에 대한 줄대기에 의존한 인상을 주고 있다. 손익 분기점에 도달하기까지 상당한 운영자금 투입이 예상됐지만 코스닥 상장과해외자본 유치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막연한 계획만 있었을 뿐 정밀한 자금 자금 마련 및 집행 시나리오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