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선경선 후보는24일 대미관계 및 언론문제, 현직 대통령과의 차별화 문제 등을 들어 "내가 사면초가가 아니라 '사면구가(四面舊歌)'에 둘러싸여 있다"며 "사방에 옛날 노래가 있는데낡은 생각과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는 이날 서울시내 지구당을 순방한 자리에서 대미관계와 관련, "미국이 노무현에 대해 불안해할 것이라며 불안감을 조성하는 일부 한국사람이 있는데 이는사대주의적 잔재"라며 "과거처럼 대통령이 되려면 미국 조야에 얼굴을 익히고 두터운 관계를 맺어야 한다거나 하는 게 낡은 사고"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한국의 정치상황에 적응.대처하려 하겠지만 미국이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것도 옛날 생각이며, 미국은 전혀 불안해하지 않고 정보력이 뛰어나 나에 대해 알고 있거나 변화된 상황에 대응할 준비도 돼있다"면서 "볼 일이 있으면 (미국에) 갈 것이나 국내정치용으로 사진찍기 위해선 가지않는다"고 말했다. 또 `일부 언론과의 갈등'에 대해서도 그는 "화해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서로정도로 가면 되며, 굳이 화해할 일이 있다면 과거에 대해 사과하는 게 원칙"이라며"과거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없는 사실로 공격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라도 해줘야 하는데 아직도 일방적으로 공격받고 있는데 무슨 화해냐"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이날 낮 KBS 라디오와 대담프로그램에선 "몇가지 한국사회의 낡은생각을 버려야 하는 것중 하나가 언론과 정치인의 관계"라며 같은 주장을 했다. 그는 차별화론에 대해서도 "달라져야 할 게 있다면 확실하게 달라지겠지만 차별화같은 품위 떨어지는 일은 하지 않는다"면서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지는 일이 있더라도 옛날식 차별화로 인간적 관계에서 등돌리는 것은 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후보는 같은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도 "차별화라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기만"이라며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이 전두환(全斗煥) 전대통령과 차별화한다고해봐야 말장난이고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가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에게 했던 방법은 인간적 도리를 저버리는 느낌을 준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