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선경선 후보가 오는 27대통령후보 선출이 확실시됨에 따라 내주중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및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의 연쇄면담을 추진하는 등 후보 구상에 본격 착수했다. 노 후보는 내주중 양김과의 회동외에 3일정도를 지방순회에 할애, 고향인 경남 김해 선산, 광주 5.18묘역, 대전 국립묘지 등 지역별로 의미있는 행선지를 택해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후보로 확정되는 대로 새로 구성되는 당지도부와 협의를 거쳐 경선캠프를 폐쇄하고 후보 비서실의 도움을 받아 당 공조직과 함께 하는 공식적인 행보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특히 노 후보가 23일 내주중 양김과 회동을 추진토록 참모진에 일정협의를 공식지시한 것은 자신이 주장해온 이념중심의 정계개편의 일환인 '신 민주대연합' 구상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노 후보는 두 사람과의 만남에서 자신의 민주세력 복원 구상을 설명하고 지방선거와 대선에 대한 관심과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김 대통령은 당총재직을 사퇴한 이후 '정치 불개입'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만큼 "당의 큰 어른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는" 의미라고 노 후보의 유종필(柳鍾珌)언론특보는 설명했다. 김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노 후보는 'DJ의 자산.부채 동시 인수'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현정부의 잘한 일은 계승하고 잘못된 일은 바로 잡아야 하며, 인위적인 차별화는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의원은 "노무현 바람이 안정적으로 착근하기 위해선 DJ라는 바탕이 필요하다"면서 "인위적 차별화를 시도할 경우 오히려 실패할 것"이라는분석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현시점에서 더 주목되는 것은 김 전 대통령과의 회동 내용. 노 후보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김 전 대통령이 차남 현철(賢哲)씨의 정계진출에 도움을 요청할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한국정치의 올바른 구도, 지역정치 극복, 민주개혁의 전망 등 대의에 대해 먼저 말씀을 나누고 이것이 풀려 국민이 기분좋으면 그 문제도 풀릴 것이고, 국민 기분이 나쁘면 그문제도 안되는 것"이라고 말해 김 전 대통령과의 회동 의제를 예고했다. 특히 오는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와 관련, 영남권 지방선거에 대한 김 전대통령의 협력문제가 최우선 화두가 될 전망이다. 노 후보는 이미 자신의 부산후원회장인 신상우(辛相佑) 전 국회부의장 등 김 전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을 매개로 상도동측과 지방선거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