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전체 12개 지역 대회 가운데 인천, 울산, 제주 등 3곳을 소화, 서서히 중반전으로 접어들고있다. 현재까지 판세는 당초 예상대로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일방적인 독주속에 최병렬(崔秉烈) 이부영(李富榮) 후보와 이상희(李祥羲) 후보가 '2중(中) 1약(弱)'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이회창 후보는 누적 득표율에서 72.4%, 최병렬 후보 13.2%, 이부영 후보 12.1%,이상희 후보 2.2%로, 이회창 후보가 4분의 3에 육박하는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이회창 대세론'이 한층 굳어진 양상이다. 이같은 추세는 큰 이변이 없는 한 나머지 9개 지역에서도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게 당 선거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이회창 후보의 조직과 지지기반이 타 후보를 압도하는 데다, 여야간 공방이 격화되면서 당내 위기감이 `이회창 결집론'으로 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노풍(盧風)'이 다른 후보들이 주장하는 '대안 후보론', '영남 후보론' 보다 오히려 이회창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최 후보는 그동안 치중해온 '이회창 집중 공략' 전략을 접고 현정권의 실정(失政)을 집중 부각함으로써 선거인단의 정서에 부응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있다. 이부영 후보도 그간의 선거전략을 재검토할 것으로 알려졌고, 이상희 후보는 승패와 관계없이 '과학대통령론'을 끝까지 고수, 이미지 제고를 꾀하기로 했다고 측근이 전했다. 이에 반해 이회창 후보는 경선 승부는 이미 판가름 났다는 판단에 따라 기존 지지도를 크게 침해받지 않는 선에서 당내 경쟁보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를 겨냥한 대국민 행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회창 후보 진영내에선 경선 득표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지나친 `득표독점'이 경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떨어뜨리고 타 후보의 불공정 경선시비를 촉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내에선 경선이 중.후반전으로 넘어가면 후보간 우열이 더욱 두드러지면서 일부 후보의 중도사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적잖다. 이 경우 이회창 후보의 후보 확정시기가 더욱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