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부산 경선은 이 지역 출신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사실상 대선 후보로 확정된 듯한 분위기속에서 치러졌다. 특히 당 관계자들과 노 후보 지지자들은 당의 단합과 지역통합을 강조하고 한나라당 후보로 유력시되는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와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등 본선에대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노 후보를 지지하는 `노사모' 회원 200여명은 행사시작 2시간여전부터 행사장 주변에서 노 후보뿐 아니라 정동영(鄭東泳) 후보와 그동안 사퇴한 나머지 후보들의 이름을 연호하고 `소양강 처녀' `목포의 눈물' `부산 갈매기' `화개장터'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가요를 선곡해 부르면서 지역통합과 동서화합을 강조했다. 최고위원 출마자의 운동원들도 경선장 주변에서 자신들이 지지하는 최고위원들이름과 `노무현'을 번갈아가며 연호해 노 후보와 `연대'를 부각시키려고 애를 썼다. 김영배(金令培) 대표직무대행은 인사말에서 "노 후보를 탄생시킨 부산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뒤로 돌릴 수는 없다"며 "12월 대선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대한민국의 승리이자 부산의 승리"라고 강조한뒤 "중도사퇴한 이인제(李仁濟) 후보와 같이 가야한다"고 이 후보의 동행을 요청했다. 노 후보는 "부산에서 14대 총선과 95년 시장선거, 2000년 4.13 총선에서 연거푸 낙방한 사람이 지금 집권 여당의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돼서 여러분께 인사드리게돼 감개무량하다"며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이 시대 무거운 과제를 두눈 부릅뜨고 한치의 오차도 없이 성실히 수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87년 이후 분열과 지역주의로 인해 민주주의가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고 개혁이 올바로 되지 못했다"고 전제, "이 시점에서도 부산과 영남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한나라당 텃밭이 돼야하느냐"며 "부산시민들은 광주시민들의 위대한 결단에 화답해 동서통합과 국민통합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12월 부산 광주 전주 대구대전 인천 서울서 함께 박수치는 대통령 선거를 치르자"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경선이 끝나는 대로 사퇴한 이인제 후보를 찾아뵙고 함께 손잡고 민주당을 성공시키고 한국정치를 새롭게 하자고 간곡히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고, 정후보에 대해선 "내가 전남과 전북에서 1등을 했듯이 부산시민의 넉넉한 마음으로 정동영 후보가 1등을 하게 화끈하게 밀어달라"고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정 후보는 "국민경선을 통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고 민주혁명의 절차를 완전하게 뿌리내려야 한다"면서 "정치의식이 높은 부산과 경기, 서울 유권자의 선택을존중하고 민주당을 살려낸 국민경선을 신주단지처럼 모시고 아름답게 마무리해야 한다"며 경선완주 의사를 거듭 밝히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정 후보는 특히 "광주의 선택처럼 민주당이 지역을 뛰어넘으면 한나라당과 이회창 전총재의 기반이 사라진다"며 "3당합당때 따라가지 않고 민주당의 불모지인 부산에서 2-3차례 지역주의를 뛰어넘기위해 도전한 노 후보 같은 개혁후보가 경선에서역전의 바람을 일으키고 국민을 감동시키는 것에 대해 민주당의 일원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노 후보를 치켜세웠다. (부산=연합뉴스) 전승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