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 위원장은 "미국과 접촉할 준비가 돼있다"고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러시아 극동지역 대통령 전권대표가 19일 말했다. 풀리코프스키 전권대표는 북한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이날 이타르-타스 통신과의 회견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자신에게 특히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무장관과의회담을 언급하는 등 "미국의 전 행정부에 대해 따뜻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최근 미 행정부의 발언들에 대해 "기분이 상했다"(offened)고 말했다고 풀리코프스키 전권대표는 밝혔다. 조지 W.부시 미대통령은 지난 1월 북한을 이란,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이라고 지칭하면서 이 3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의 목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행정부 고위관리는 이달초 북한이 북한-미국 관계 개선을 위한 회담을 제의했다는 일부 보도를 미국이 환영하고 있음을 시사하면서도 평양측으로부터 직접 이같은 제의를 받을때까지 "판단을 유보"하겠다고 말했다. 풀리코프스키 전권대행은 또 김 위원장이 북한의 내부개혁을 열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그 예로 중국 경제변화 과정과 독일 통일후 새 국가구조를 연구하기 위한 특별팀 구성을 지시한 점 등을 들었다. 이런 점에서 앞서 북한 대표단이 경제개혁 결과를 살펴보고 지역권력 체제를 배우기 위해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아무르 등을 방문한 점도 주목된다고 그는 말했다. 이어 풀리코프스키 전권대표는 김 위원장이 외국의 장점을 배우려고 하고는 있으나 어떠한 변화도 반드시 점진적으로 추진돼야 하며, 사회적 충격이나 다른 충격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스크바 이타르-타스=연합뉴스)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