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13지방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현직 자치단체장들이 부하 공무원들을 자신의 `선거 私兵化'하는 행위가 노골화돼 공명선거 분위기를 크게 해치고 있다. 이는 결국 관권선거 시비는 물론 선거 이후 보상 인사와 파벌 조성 등으로 이어져 공직사회와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초를 흔든다는 측면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특히 일부 광역자치단체의 정무부시장 자리는 사실상 단체장들의 개인 선거 참모로 전락, 제도적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1월 발생한 우근민(禹瑾敏) 제주지사의 성추행논란사건의 경우 우지사 스스로 선거 때 지원을 부탁하기 위해 도 보건복지여성국장과 여성정책과장에게 제주시 모여성단체장 고모씨와의 면담 주선을 지시,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들였다고 말해충격을 주고 있다. 이밖에 제주도청 공무원들의 우지사 선거 지원은 과장급(서기관) 이상 간부 상당수와 우지사와의 학연과 지연을 중심으로 거의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공무원 사회의 대체적 여론이다. 중립을 자처하는 한 서기관급 공무원은 "고위 공무원들에 대해 지역책임제가 실시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열린 한나라당 부산시장 후보자 경선에서 승리한 안상영(安相英) 부산시장은 경선을 앞두고 민자당 국회의원 출신인 노기태(盧基太)씨를 정무부시장에,국제신문 서울지사 정치부장 출신인 강남훈(姜南薰)씨를 홍보정책보좌관에 영입하는등 경선에 대비했고 실제로 경선 과정에서 이들의 활약이 매우 컸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후보들이 등록을 하고 공식적인 경선에 들어서면서 상대 후보 경선대책본부측에서 "안 시장이 정무부시장과 홍보정책보좌관 등 공무원을 선거에 동원하는 관권선거를 한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자 이들은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물밑 지원활동을 펼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남 모 자치단체의 경우 핵심간부를 중심으로 `팔인방', `십인방' 등의 청내 선거기획단이 만들어져 은밀하게 현직 단체장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전남의 또다른 자치단체에서는 재선에 도전하는 현직 단체장쪽에서 상대 후보에줄서는 공무원에 대해 `살생부'를 만들어 놨다는 소문을 퍼뜨려 공무원들의 줄서기를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C군의 경우 일간지 광고에 현역 단체장의 역점시책과 사업내용 등을 게재, 담당 공무원이 선관위로부터 경고조치를 받았다. 강원도 W시의 경우 시장 출신지 공무원들이 선거의 전위부대로 활동하고 일부 6급 공무원은 `사무관 승진을 약속받았다'며 충성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일부는 선거운동이 본격화 될 경우 장기 연가를 내고 선거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시 단체장은 지난 임기동안 자기사람 만들기에 주력해 자기 사람이 아닌 실과장을 오지 면장 등으로 좌천시키는 등 충성경쟁을 유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Y군 단체장도 승진을 '당근'으로 친위대를 조직, 일부 면지역에 측근 사무관승진자를 포진시켜 이번 선거를 대비토록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특히 부군수자체승진을 미끼로 일부 실세 실.과장의 줄서기를 유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북 I시의 경우 현직시장의 민주당 공천이 어려워지자 시장 수행비서가 공천권을 가진 지구당위원장과 공천이 유력시되는 특정 출마예정자의 학맥과 출신지역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인신공격성 비방글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 사법기관의 수사를 받고 있다. 경기도 모 자치단체는 공보보좌역이란 별정직 공무원을 채용, 주로 현직 단체장개인의 선거관련 업무를 맡기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이 자치단체는 또 지난해 한 핵심보직 과장을 뚜렷한 이유없이 한직으로 보내직원들 사이에서 "민간단체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이 과장이 선거와 관련해 단체장과 민간단체 관계자들의 만남을 주선하라는 지시를 이행하지 않아 좌천됐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충북 모군청 산하 보건소 직원 4명은 현직 군수의 부인과 함께 지난해 9월 관내병원을 돌며 음료수 등을 제공하다 적발돼 선관위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충북 모 시 산하 보건소장은 지난 3일 오후 문화회관에서 관내 식품 접객업소 종사자 800여명을 대상으로 위생교육을 실시하면서 `청렴결백하고 확실한 우리 시장님, 업무에 정통하고 투명하게 모든 일을 처리하는 시장님'이라는 등의 발언을 한혐의로 경찰의 내사를 받고 있다. 경북대 정희석(鄭熙錫.40.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부 현직 단체장들이 주요 보직 공무원들을 동원, 선거운동에 개입시키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공무원의 선거 개입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로 철저히 근절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류일형.이기승.심수화.김종량.조성민.박성우.이기승.김경태.임보연.박순기.박종국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