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중인 이인제(李仁濟)후보가 17일 "새천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고자 하는 꿈을 접기로 했다"며 후보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이로써 민주당 경선은 노무현(盧武鉉) 정동영(鄭東泳) 후보간 2파전으로 압축됐지만 득표누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노 후보가 이변이 없는 한 대선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경선 지속 여부가 주목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대국민 발표를 통해 "저는 앞으로 우리당의 발전과 중도개혁 노선의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의 자세로 헌신하겠다는 것을 약속드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저를 지지해 주신 선거인단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며 저에게 큰 기대를 걸어주신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사퇴를 선언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았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김기재(金杞載) 전용학(田溶鶴) 이희규(李熙圭) 의원 등 핵심 측근들과 함께 시내 모처에서 회의를 갖고 경선 사퇴 방침을 확정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 후보는 16개 시도별 경선 가운데 13개 지역이 끝난 상황에서 1천512표차로 노무현 후보에 뒤져있는데다 남은 부산.경기.서울 지역 경선에서도 역전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학 의원은 이 후보의 향후 거취와 관련, "앞으로 자곡동 자택에 머물면서 경선을 통해 쌓인 피곤한 몸을 추스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며 "탈당이나 외유 등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지원 비서실장 임명과 이 후보 사퇴가 관련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결심하는데 한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전격 사퇴로 인해 그가 지난 13개 지역 경선에서 얻은 8천190표는 무효로 처리됐다. 지금까지 경선에서 노 후보는 9천702표(48.2%), 정 후보는 2천240표(11.1%)를 확보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는 이 후보 사퇴와 관련, "실망스럽다"고 평가하고 "국민은 정정당당한 승부를 원하며 정동영은 이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경선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노무현 후보측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고문의 후보사퇴는 안타깝고 유감스럽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정과 의지를 갖고 경선에 임해온 이 고문의 고뇌에 찬 결심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이 고문이 당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더욱 기여해주기를 바라며 당은 국민 경선을 끝까지 아름답게 진행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