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15일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최규선씨와 깊이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최성규(53) 특수수사과장이돌연 홍콩으로 출국하자 온종일 술렁거렸다. 경찰청 내부에서는 최 과장이 잠적한 뒤 최 과장의 행방을 수소문했으나 허탕을친 데다 최 과장이 가족들과 함께 돌연 홍콩으로 출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혹스럽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최 과장이 최씨와 `대책회의'를 갖는 등 상당부분 연루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출국금지 조치는 물론, 소재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난여론을 의식한 때문이다. 특수수사과장이란 핵심요직에 있는 경찰관이 지휘계통과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것도 문제지만, 출국했다는 사실이 통상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각에서 최 과장이 홍콩으로 출국한 것을 놓고 `윗선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청 입장에서는 최 과장의 출국이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실제로 경찰청은 13일 밤부터 특수수사과 요원 40여명을 동원, 휴일인 14일 밤까지 본업을 제쳐놓은 채 최 과장의 행방을 쫓았다. 이팔호(李八浩) 경찰청장도 최 과장이 `대책회의'에 참석했다는 보도가 나가자직접 전화를 걸어 최 과장에 대한 행방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15일 간부회의에서 이날 오후 6시까지 출근하지 않을 경우 전국에 수배조치하고 정밀 감찰조사에 돌입하는 한편, 직위해제 등 인사조치를 취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최 과장이 돌연 홍콩으로 출국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간부들은 당혹감을 넘어서 배신감까지 토로했다. 한 간부는 "최 과장이 홍콩으로 출국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대책회의에 참석한 여부도 확실치 않은 데다 14일은 최 과장의 비번날이어서 휴대전화로만 찾았다"고 말했다. 직속 상관인 이승재 수사국장도 "13일 밤 이후 아무 연락이 없고, 행방도 오리무중"이라며 "총경급 간부가 직속상관을 포함한 경찰수뇌부에게 아무런 연락없이 잠적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