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의 첫 관문인 인천지역 경선에서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유효투표의 79.3%인 1천111표를 얻어 예상대로 압승을 거두었다. 이부영(李富榮) 최병렬(崔秉烈) 후보는 각각 201표(14.3%)와 79표(5.6%)를 얻었고 이상희(李祥羲) 후보는 10표(0.7%)를 획득하는데 그쳤다. 이회창 후보는 인천 11개 지구당 중 8개 지구당을 장악, 2위와의 표차를 최대한 벌리는 싱거운 승리를 거둠으로써 일단 당내 '대세론'을 굳히는 첫 출발을 산뜻하게한 셈이다. 현재의 판세로라면 나머지 11개 권역에서도 이회창 후보가 독주하는 가운데 무난히 승리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어서 당내에서마저 도전자가 생겨났던 '이회창 대세론'이 다시 원기를 회복하는 계기를 맞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지역주의 청산'을 주창하는 이부영 후보와 `영남 후보'를 내세우는 최병렬 후보가 `노풍(盧風)'의 위력과 당내 선거인단의 변화 욕구에 편승, '대안론'을 얼마나 부각시킬 수 있느냐에 따라 이회창 후보의 득표율에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이같은 점에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은 18일 울산, 20일 제주, 23일 강원 등 초반 경선 결과가 전체 경선 판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영남 출신인 최 후보는 울산 경선에 사활을 걸고 있어 영남지역에서 처음 치러지는 울산경선 결과가 최 후보의 경선 추동력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관계자는 13일 "현재 판세는 이회창 후보가 여타 후보에 비해 전국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이회창 후보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에게 도저히 승산이 없을 정도로 지지도가 추락하지 않는 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울산 경선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올 경우도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맹위를 떨치고 있는 `노풍'의 위력에 맞서기 위해선 영남후보가 `대응 카드'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기 때문이다. 이같은 논리가 울산에서 현실화될 경우 이회창 후보는 상당기간 `필패론'의 악몽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이회창 후보는 인천경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울산에서도 압승을 거둬 대세를 초반에 결정지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당 초유의 국민경선제의 흥행성을 감안, 이 후보측이 수위를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도 당내에서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어 어떤 전략을 취할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