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중인 이인제(李仁濟)후보는 10일 노무현(盧武鉉) 후보에 대한 이념.언론관.음모론 공세를 중단하고 정책대결을 벌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후보는 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향한 공격도 중단하겠다고 말해 전날 김대통령의 경선개입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등 그의 `탈 DJ' 공세로 위기를 맞을 뻔했던 민주당 경선은 오는 4월28일 서울대회까지 순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그동안 노 후보를 비판하면서 내입장이 무엇인지, 내가 어디에 서 있는 지가 간접 확인됐다"며 "이제는 노무현 후보개인 문제는 얘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내 정책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밤 자곡동 자택에서 김기재 의원 등 측근의원 6명과 심야 대책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으며, 포기했던 전남지역 유세도 11일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노 후보는 이에 대해 "한마디 사과하든지 정리를 하는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군소리없이 받아들이겠다"며 "반갑게 생각한다"고 환영했다. 이 후보의 입장변화는 '김심'(김 대통령 의중) 개입 의혹 등 음모론과 이념 및 언론관 공세에도 불구, 노 후보의 지지율이 전혀 꺾이지 않는데다 DJ를 정면으로 공격하는데 따른 지지의원들의 반발 등 당안팎의 거센 역풍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측의 김윤수(金允秀) 공보특보는 "당초 대통령후보는 사상검증을 받아야한다는 순수한 뜻에서 노 후보의 이념.노선 문제를 지적해 왔으나 이것이 한나라당에 공격의 빌미를 주는 등 악용되고 있고, 당내에서 이전투구로 비쳐지는 상황이 돼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 특보는 이어 "앞으로는 인신공격성 발언을 지양하고 순수하게 이 후보의 정책적 비전을 밝히는 선거운동을 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이날로 예정됐던 이 후보의 '음모론' 관련 긴급 기자회견도 취소됐다. 한편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이 후보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누구보다 고뇌가 컸겠지만 이를 딛고 어려운 결단을 내려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