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방문중인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는 당초 예상과 달리 내달 초 북한을 방문하는 천득렁 베트남 국가주석에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수행단의 한 관계자는 9일 "이총리는 베트남 방문에서 어떤 형태의 친서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따라서 10일로 예정된 천득렁 국가주석과의 면담에서 김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것이라는 예상은 잘못된 것이며 이는 임동원(林東源) 대통령 특보의 평양방문으로 인한 성과 외에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친서를 전달하지 않는 이유는 대통령 친서를 총리가 전달하는 것은 모양이 적합치 않으며 구두로도 얼마든지 필요한 부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임특보의 평양방문에서 대부분의 현안이 해결된만큼 지나치게 북측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좋지않다는 판단이 친서전달방침을 바꿨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대신 이총리는 9일 베트남의 최고지도자인 농득만 공산당서기장과의 만남과 10일 천득렁주석과의 면담에서 이번 남북공동합의내용을 설명하고 베트남의 협조를 부탁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베트남과 북한은 김일성-호치민주석의 친분으로 월남전 당시 북한공군이 직접 파병되는 등 혈맹관계를 유지했으나 79년 베트남의 캄보디아침공 이후 거리가 멀어졌고 92년 한국과의 수교로 양국관계가 거의 없어졌다. 그러나 지난 해 김영남 북한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장의 베트남방문으로 전통적 우호관계를 복원한 양국은 5월 초 천득렁 주석의 평양방문으로 정치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에서의 관계정상화를 노리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 특파원 kh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