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 대통령 특사의 방북으로 북.미, 북.일 대화의 전망이 한층 밝아졌다. 북한이 잭 프리처드 미국 대북교섭담당대사의 방북을 수용하라는 우리측의 권고를 받아들이고,일본과는 적십자 회담을 개최할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금명간 북.미 대화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 박길연 주 유엔북한대사는 지난달 13일과 20일 뉴욕에서 프리처드 대사와 만나 대화의사를 피력했다. 6일에는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대사가 평양을 방문, 북한 고위관료들과 접촉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그 전 대사는 미국정부측 입장을 갖고 방북했을 것으로 보여 북.미 대화재개와 관련해 북측과 깊숙한 얘기를 나눴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와중에 북한은 프리처드특사의 방북도 수락했다. 그러나 당장 본격적인 대화가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북한은 단기적으론 줄줄이 이어진 남한과의 대화에 매달려야 하고 이달말부터 시작되는 아리랑 축전행사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일본과 적십자회담을 하겠다"고 밝힘으로써 북.일 관계 역시 '청신호'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달 말 싱가포르에서 개최하려다 중단된 북.일간 보건장관 회담도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양측의 쟁점은 일본인 납치의혹이다. 그러나 북한은 "납치라는 문제는 없으며 대신 행방불명자와 관련해서는 일본과 논의할수 있다"는 종전의 입장을 되풀하고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