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을 방문중인 임동원(林東源) 특사 일행은 4일오전 북측과 실무접촉을 갖고 전날 회담에서 노출된 이견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이날 접촉에 남측에서는 김보현(金保鉉) 국정원 3차장이, 북측에서는 김완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각각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오전에는 특사 회담이 없었고 10시부터 11시30분까지 실무접촉을 가졌다"며 "접촉에서 양측은 어제회담에서 제기된 한반도 위기방지와 남북관계 타개문제를 실무차원에서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남측은 긴장완화와 남북관계 물꼬 트기 위한 이산가족, 남북경협추진위원회,군사당국자간 회담 거듭 촉구했다"며 "북측은 한반도 위기 책임론과 민족공조론에 대한 남측의 답변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접촉은 진지하게 양측의 모든 견해를 털어놓는 분위기에서 진행됐지만 상호 입장차이는 계속 남아있다"며 "양측은 오늘 오후 협의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아직 이견이 남아있는 만큼 한두차례 더 실무접촉을 가진 뒤에야 회담을 열 수도 있다"며 "오랜만의 회담이라는 점에서 서로오해가 있는 부분은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4일 오후로 관측되던 임 특사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면담도미뤄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전날 남북 양측은 임 특사와 김용순(金容淳) 통일전선담당 비서 사이에 회담을갖고 한반도의 현재 상황을 가져온 책임론을 둘러싸고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 남측은 한반도를 둘러싸고 조성된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북측이 빠른 시간내에 미국, 일본과 대화를 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해서는 이것이 대화를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남북 현안과 관련해 이미 합의했으나 이행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이행되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남북경협추진위원회, 군사당국자간 회담, 이산가족 상봉단의조속한 교환, 이산가족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적십자회담 개최 등을 촉구했다 반면 북측은 통일을 지향해 발전하던 남북관계가 안팎의 호전세력의 전쟁도발책동으로 말미암아 북남공동선언이행이 엄중한 국면에 처해있으며 이에 대한 책임이미국과 함께 남측에도 있다고 지적했다. 북측은 이어 주적론을 '전쟁소동'으로 거론하면서 6. 15공동선언 이행에 대한근본입장부터 바꿀 것을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