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북중인 임동원(林東源) 청와대 외교안보통일특보는 3일 오후 김용순(金容淳)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회담을 갖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 사찰 수용과 북미대화 재개 문제 등을 집중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남북 양측은 이들 문제에 대해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 특사는 이날 오후 4시부터 6시20분까지 백화원초대소에서 열린 회담에서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문제와 핵사찰을 둘러싼 한반도 위기상황을 설명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조속한 핵사찰 수용과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노력을 촉구했다. 특히 임 특사는 경수로발전소의 빠른 완공을 위해서 핵 사찰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설명하고 WMD와 납치문제 등 북미, 북일간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회담이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는 미국과 일본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정부 당국자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조성된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북측이 빠른 시간 내에 미국, 일본과 대화를 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WMD와 관련해서는이것이 대화를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한반도 위기와 남북관계 정체의 주된 이유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적대' 정책에 있음을 강조하고 부시 행정부의 정책 변화를 요구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회담 관계자는 "남북 양측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지만 썩 쉽지는 않은 회담이었던 것으로 분위기를 전해오고 있다"고 말해 의견차이가 있음을 시사했다. 또 남북 현안과 관련, 임 특사는 국제사회에 북측의 평화의지를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이산가족문제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개성공단 조성 ▲금강산관광 활성화 ▲군사적 긴장완화 등 남북이 이미 합의했지만 이행되지 않고 있는 사항들의 이행을 강조했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 현안과 관련해 남북간에 이미 합의했으나 이행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이행되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남북경협추진위원회, 군사당국자간 회담, 이산가족 상봉단의 조속한 교환, 이산가족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적십자회담 개최 등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남북 양측은 회담에 이어 동석만찬을 가졌다"며 "회담은 내일도 계속될 것이고 구체적인 일정을 실무접촉을 통해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특사는 이르면 4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만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이같은 내용을 재차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으로 출발하기 앞서 임 특사는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 2층 회담장에서 출발인사와 기자간담회를 갖고 "방북시 논의할 큰 의제는 한반도 긴장조성 예방과정체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는 것"이라며 "이 큰 의제의 테두리 안에서 모든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특사와 김보현(金保鉉) 국정원 3차장, 조명균(趙明均) 통일부 교류협력국장,김천식(金千植) 통일부 정책총괄과장 등 7명으로 구성된 특사일행은 3일 오전 10시 성남 서울공항을 떠나 11시45분께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 12시30분께 숙소인 백화원초대소에 여장을 풀었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