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이인제(李仁濟) 노무현(盧武鉉) 후보간 이념공방이 노 후보 장인의 과거 한국전쟁 당시 '좌익활동'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등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이 후보측의 김윤수 공보특보는 노 후보 장인의 '좌익활동'을 다룬 일요신문 기사의 복사본을 배포하며 노 후보 처가의 사상문제를 제기했다. 이 기사는 "노 후보의 장인 권 아무개씨가 한국전쟁 당시 좌익활동을 한 혐의로 체포돼 형을 살다 지난 71년 지방의 한 교도소에서 옥사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이다. 이 후보는 대구 기자간담회에서 "연좌제는 반대한다"면서도 과거 김영삼 정부 때한 참모가 장인문제로 공직에 나서지 못한데 대해 "그 문제는 연좌제가 아니라 여론과 국민정서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문제가 있음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또 "노 후보는 TV토론에서 초선의원 때까지 미군철수는 자신의 생각과 같았다고 인정했고 지난해 11월 한 특강에서 '북한은 소련을 등에 업은 공산주의 분열세력이며 남한은 미국을 등에 업은 자본주의 분열세력'이라 했다"면서 "이는 남한과 북한을 등가(等價)로 평가한 것으로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가질 수 없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 후보가 한 기고문에서 `통일 이후를 가정하거나 남북회담 과정에서 소모적인 체제논쟁을 그만 둬야 한다'고 했다"며 "이는 통일 이후 한국의 정체성이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다른 체제가 될수 있다는 가능성을 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인문제에 대해 노 후보는 "오래전부터 책에 썼고 여러군데서 공개적으로 해온 얘기"라며 "문제삼는 것 자체가 극우적 시각으로 이인제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는 부적격한 사람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한나라당 후보나 해야할 것"이라고 역공했다. 노 후보는 이 후보의 통일론 등 3개항 질의에 대해서도 "논리구조도 못갖추었고 대꾸할 가치를 못느낀다"고 일축했다. 노 후보측의 유종필 공보특보도 "연좌제가 있었고 혹독한 사상검증을 했던 유신시절 판사가 됐다"며 "왜 70년대로 돌아가려 하느냐"고 반격했다. 유 특보는 "한나라당 1중대, 2중대의 지저분한 색깔공세에 국민은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라며 색깔론 공세의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김대중 대통령이 40년간 색깔론에 시달려 왔지만 대통령이 된 순간 색깔론은 효력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대구=연합뉴스) 이강원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