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 대통령 특사는 3일 평양에서 김용순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와 회담을 갖는 것으로 2박3일간의 방북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임 특사와 김 비서의 이날 회담은 북한 핵·미사일 수출 문제 등을 둘러싼 한반도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좁히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임 특사는 이 자리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미국의 의혹을 해소하지 않을 경우 한반도에 위기가 올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이를 예방하기 위해 북한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조기핵사찰 수용과 미국과의 대화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특사는 또 '언제 어디서든 조건없이 대화할 수 있다'는 미국의 메시지와 '일본인 납치의혹 해소를 위한 북측의 성의있는 조치'를 촉구하는 일본의 메시지도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특사는 방북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 사무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반도에 긴장이 조성되는 것을 예방하고 정체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기 위해 평양에 간다"고 방북 의미를 설명한 뒤 "평화와 민족의 화해 협력에 대한 김대중 대통령의 뜻을 충실히 전달하고 북한 최고당국자의 견해를 듣고 오겠다"고 말했다. 또 "이번 회담의 의제는 한반도 긴장조성 예방과 정체된 남북관계 물꼬를 트기 위한 방안 협의 등 두가지다"며 "이 테두리 내에서 모든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담전망에 대해 "대단히 어려운 일을 맡고 있다"면서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고 방북에 임하는 책임감과 각오를 비쳤다. 임 특사 등 방북단은 회견 직후 정세현 통일부장관 등의 환송을 받으며 떠났다. 방북단은 대통령 전용 3호기를 타고 서해직항로를 통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김완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의 영접을 받았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