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98년 8.31 전당대회에서 총재직에 오른지 3년7개월여만에 2일 총재직에서 사퇴했다. 이 총재의 사퇴는 비록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주요정당의 '제왕적 총재' 시대의 종언을 상징하고 있다는게 정가의 중론이다. 한나라당이 5.10 전대에서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할 예정이고, 민주당 또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8일 총재직에서 사퇴한후 4.28 전대에서 새로운 집단지도체제를 출범시킬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군사정권과 3김에 의해 형성된 권위주의적 정당구조와 보스정치라는 구시대 유물들이 사라지고 민주적 정당운영을 통한 정당개혁의 전기가 마련됐다고 볼수 있다. 물론 이 총재의 사퇴는 '빌라 게이트'와 '노무현(盧武鉉) 돌풍'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성격도 내포하고 있지만 총재직 폐지와 집단지도체제 도입, 대선후보의 대표최고위원 겸직금지, 국회의원 등 모든 공직후보의 경선제 도입 등 기득권을포기하는 조치를 취한 것은 정당 민주화 등 정치개혁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총재도 중앙위 운영위 인사말을 통해 "이번 갈등은 정치혁신과 당의 대선승리를 위해 최선의 방안을 찾아가는 고뇌와 진통의 과정이었다"면서 "구시대 잔재를완전히 털어내고 선진화된 공당으로 거듭나게 됐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제 남은 일은 단결과 전진 뿐이며, 정권교체의 숭고한 목표앞에서 승자도 패자도, 주류도 비주류도 있을수 없다"고 강조한뒤 여권의 정계개편설을 겨냥해서는 "우리 당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강력한 대응방침을 분명히 했다. 마지막으로 이 총재는 "민주당 정권의 재창출은 갈등과 분열과 혼란의 재창출"이라며 "국민이 소망하는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내자"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중앙위가 끝난뒤 신임 박관용(朴寬用) 총재권한대행과 잠시 환담을나눈 뒤 사무처 실국을 돌며 사무처 요원들을 격려했고, 이에 앞서 오전에는 김용환(金龍煥) 위원장 등 국가혁신위 관계자들로 부터 최종보고를 듣고 오찬을 함께했다. 한편 이 총재는 금명간 선대위 인선을 완료하고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무성(金武星) 총재비서실장은 "선대위원장과 선대본부장 및 대변인은 현역 의원으로 임명하고, 나머지 조직 홍보 언론 등 실무업무는 상근특보들이 담당할 것"이라면서 "지역별 책임자는 두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