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1일 경남 합천 해인사로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인 법전(法傳) 스님을 방문했다. 총재직 사퇴를 하루 앞둔 바쁜 일정 속에서 이날 오후를 해인사 방문에 모두 할애한 것은 대선가도에서 불교계가 차지하는 비중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해인사 방문에는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 이재오(李在五) 총무 등이수행했고 경남지사 후보추대 문제로 한때 논란을 일으켰던 김혁규(金爀珪) 경남지사도 해인사 입구까지 마중을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 총재는 해인사 `퇴설당'에서 열린 30여분간의 면담을 통해 희망의 정치를 역설했으며 법전 스님도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정치를 해 달라고 화답했다. 법전 스님은 "장작이나 패고 호미로 밭이나 매야 하는 사람이 종정을 맡아 모든것이 서툴다"고 말을 꺼낸 뒤 "저같은 정치 문외한이 아는 것은 없지만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정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법전은 "어떤 정권이 와도 국민이 공명정대하게 살 수 있다면 아무 문제 없다","부산아시안게임, 월드컵, 지방선거, 대선을 잘 치러야 한국이 잘 될 수 있다", "국민이 하나될 수 있고 국민에게 미래가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 달라"며 "총재는 지혜가 있는 분이니 잘 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가르침을 잘 받들겠다"고 답하고 지난주 집단지도체제 수용과 관련,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롭게 거듭 태어난다는 생각을 갖고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고 법전 종정은 "대용단이다. 잘 하셨다"고 화답했다. 특히 법전 스님은 "여야가 싸움만 한다고 하는데 싸워야 발전한다"며 "김정일(金正日) 정권같이 혼자만 한다면 발전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 두 사람은 일본의 정치.경제상황 등 국제관계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법전 스님은 "일본은 경제적 자만심이 있고 모든 것이 하수도 막힌 듯 막힌 것같다"고 했고 이 총재는 "일본 내에서도 걱정이 많지만 우리는 질서가 없고 어지러운 것 같아도 역동성이 있다"고 말했다. (합천=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