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朴槿惠) 의원이 모색중인 신당의 밑그림이 좀체 잡히지 않고 있다. 박 의원은 1일 영국 출국에 앞서 기자와의 통화에서 "신당 창당을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6.13 지방선거'를 목적에 두고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같은 언급에 비춰 `박근혜 신당' 창당은 상당기간 지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박 의원은 신당 창당에 나서더라도 이에 합류할 정치세력이 마땅치 않은데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고문의 급부상으로 지난달말 한나라당 탈당 당시에 비해 신당 창당의 여건이 악화된 상태다. 또 신당 파트너로 지목했던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월드컵때까지 사실상 정치활동을 유보한 데다 `P.K(부산.경남) 지분'을 갖고 있는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도 선뜻 힘을 실어주지 않고 있어 애를 태우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영남후보 단일화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기본 골격이 노 고문을 대선후보로 하자는 것인만큼 박 의원으로선 수용키 어려운 내용이다. 이에 따라 박 의원은 최근 학계, 시민단체 관계자 등 비(非)정치권 인사들과 잦은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치권을 중심으로 외연을 넓힌뒤 향후 정국상황에 따라 독자세력 구축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박 의원은 "한나라당을 탈당한 지 한달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졸속으로 신당창당에 나설 수는 없다"면서 "비정치권 인사들의 얘기를 듣고 있으나 이들의 면면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 의원은 한나라당의 복당 추진에 대해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국민 여망을 읽지 못해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이 총재 개인의 목적을 위해 당에 다시 들어오라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복당은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