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라이벌인 이인제(李仁濟)노무현(盧武鉉) 후보가 1일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이념문제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먼저 노 후보는 이 후보의 이념공세에 대해 "이념대결의 시대는 지나갔다"고 전제, "사실을 부분적으로 왜곡, 조작해서 공격하니까 꼬이고 복잡해진다"면서 "이는독재정권이나 극우언론이 했던 것"이라고 일축했다. 노 후보는 특히 88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재벌해체' 등을 주장했던 입장을 바꾸었느냐는 물음에 "상황이 바뀌면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당시는 노동자가 사회적 약자였고 불법적으로 탄압도 많이 받았던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군사독재시대에는 비타협적으로 투쟁했지만 그 이후 투쟁보다는 대화와 타협이 중요해졌다"면서 "큰 틀의 생각은 바뀌지 않지만 정책과 노선은 끊임없이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계개편론과 관련, 그는 "본뜻과 달리 공격을 받아 수세에 몰리는 바람에 당분간 전략적으로 거론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이미 내 뜻은 다 전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이념문제에 대해 "앞으로 상황이 바뀌면 또 달라지는 것이냐. 대정부질문을 그대로 말한 것"이라며 "거짓말하는 사람들의 상투적 수법"이라고노 후보에 대한 공세를 계속했다. 이 후보는 특히 "보혁구도로 가면 대선본선에서 이길 수 없으며 만약 이기더라도 나라의 장래는 어둡다"면서 "이런 사람이 국가경영을 맡으면 얼마나 위험한가를알릴 것"이라고 지속적인 공세를 펴나갈 뜻을 시사했다. 이른바 '노풍(盧風)'에 대해 그는 "이회창 총재의 빌라문제가 생기고 구조조정과정에서 고통받은 서민, 중산층이 분노를 일으켜 복잡한 현상이 생긴 것 같다"면서도 "앞으로 국민은 이성적인 판단에 따라 새 리더십을 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음모론과 관련, "노 후보가 후보를 내던지고 정계개편을 한다고 해서추진세력이 뒤에 있는 게 아니냐는 설이 많이 유포돼 있지 않았느냐"면서 "내가 말을 해본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