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30일 경남지역 경선에서 지역연고를 가진 노무현(盧武鉉) 후보에게 72.2%의 몰표가 쏟아져 대전(67.5%)과 충남(73.7%)에서이인제(李仁濟) 후보에게 표쏠림이 나타난데 이어 지역주의 투표양상이 재연됐다. 이같은 몰표는 `노풍(盧風)'이나 이념.정책공방 등 다른 요인이 작용했을 수도있으나 후보자 연고가 없었던 제주, 광주, 강원 등지에선 어느 후보도 과반득표를하지 못한 점에 비추어 지역주의 투표성향의 결과라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은 대구, 경북, 충북 등지에서도 같은 경향이 계속 나타날경우 지역주의 투표 논란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특히 31일 예정된 전북지역에서 지역연고를 가진 정동영(鄭東泳) 후보에 대한 `키워주자'는 여론이 일부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경남 경선에서 노 후보는 1천713표로 468표에 그친 이 후보를 1천245표 차이로따돌리는 등 첫 몰표를 얻어 종합 1위인 이 후보와의 격차를 445표차로 좁힘으로써전북지역에서 종합 선두를 탈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노 후보는 울산 경선에서는 득표율이 29.4%에 머물러 1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김중권(27.8%), 이인제(21.9%) 후보와 큰 차이 없는 득표를 기록한 바 있다. 어쨌든 노 후보는 이번 경선에서 지역주의 논란에도 불구, 최근 여론조사에서나타난 지지도 상승과 함께 `영남 득표력'을 재확인함으로써 본선 경쟁력 우위 주장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노 후보는 개표후 기자들과 만나 "지역주의 요소가 다소 있긴 하지만 지역주의로만 보지 말고 전북과 전체 선거를 보고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이인제 후보로선 이 지역에서 나름대로 조직기반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19.7%의 득표율에 그침으로써 자신의 거취파동 이후 노 후보에 대해 벌여온 이념공세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 후보 진영은 "어차피 노 후보에 대한 몰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며 "보수성향인 영남에서 노 후보의 불안정성을 집중 공략한 게 먹히기 시작한 분위기가 감지된 만큼 대구.경북지역에선 해볼만 하다"고 전망했다. 이 후보측의 한 의원은 "경선대책본부를 해체, 조직선거를 사실상 포기한 마당에 이 후보가 지역적으로도 불리한 입장에서 20% 가까운 득표율을 올린 것은 아직대세를 비관할 필요가 없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경선 지킴이'를 자임하고 있는 정동영 후보는 이날 제주 이후 처음으로 세자릿수인 191표를 얻었을 뿐 아니라 득표율도 8.1%를 기록, 하락추세이던 득표율을 반전시키는 계기를 얻었다. 정 후보측에선 이에 대해 정 후보의 경선 지킴이 노력과 이, 노 두 후보간 과열경쟁에 신물난 투표의 탈출구, 정 후보에 대한 동정표 등으로 설명했다. 정 후보의 김현종 공보특보는 "호남출신인 정 후보가 오늘 세자릿수 득표를 한것은 경남도민이 이 지역 출신에게 몰표를 주면서도, 한편으론 지역주의를 타파하기를 바라는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산=연합뉴스) 김민철기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