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국 북한이 다음달 말부터 6월 하순까지 두달동안 이어지는 아리랑 축전에 외국 방문객을 초청한 것은 외부 세계에 동참하기를 바란다는표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북한 언론들이 `21세기 인류의 대걸작'으로 평하고 있는 아리랑 축전을 앞둔 평양 시내 모습들은 북한이 이번 행사를 통해 만성적인 기근에 대한 우려와 국제적인부랑아라는 낙인을 털어버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26일 오후 평양에 도착한 외신 기자들은 짧은 시간의 시내 관광을 통해 곳곳에서 아리랑 축전을 위한 정성 어린 준비 작업을 목격했다. 집단체조 연습을 마친 수천명의 군중이 요란스런 색상의 플라스틱 조화를 들고 거리를 행진하는 모습도 눈에띄었다. 기자들에게 배정된 한 안내원은 "1주일에 최소한 5일간, 방과 후 1~2시간씩 매일 연습하고 있다"고 소개했으며, 다른 안내원은 "축전은 매우 크고 중요한 행사"라고 덧붙였다. 아리랑 축전은 고(故)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90회 생일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60세 생일 등 올해 맞이한 중요한 행사들을 기념하기 위해 준비되는 것이다. 북한의 극단적 공산주의는 이들 두 김씨에 대한 개인숭배와 분리될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축전은 북한이 여전히 심각한 기근에 직면한 상황에서 열리게된다. 데이비드 모턴 세계식량계획(WFP) 북한 담당관은 북한의 4월은 으례 "춘궁기"로,"많은 사람들이 식량을 구할 수 없으며, 일부는 극빈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식량 사정이 비록 지난 1996~97년 대기근 때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상당량의 국제 원조를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올해의 가장 큰 문제는 WFP의식량 계획이 오는 7월이면 바닥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요구하는 140만t의 식량가운데 약속된 것은 60만t에 그친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하고, 북한의 지난 1994년 핵무기 개발계획 이행에 대한 인증을 거부한 상황에서 국제 사회에 원조를 요청하기도 어려운실정이다. (평양 AFP=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