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재개되는 남북한 장관급 회담은 북한이 긴장완화를 조건으로 관대한 지원을 하고 있는 남한 정부와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의 마지막 기회'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이번 회담이 제공하는 기회를 거부할 경우 그와 고통받는 북한은 오랫동안 (대화) 기회를 갖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또 내주 평양 회담에서 진전이 없다면 연말 남한 선거에서 경제적으로 황폐해진 북한의 붕괴를 방관하려는 정치인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밝혔다. 사설은 북한의 선택이 간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북한은 비합리적 결정을 하는 데 능숙한 것으로 입증돼 왔다면서 국내정책은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고 외교정책은 더욱 변덕스럽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1950년 남침에서 90년대말까지 북한은 남한과 미국을 포함한 우방들이 `달래기 어려운' 적이었으며 전세계 공산주의 몰락과 국내 기아사태에 직면해서야 조금 문을 열었음을 상기시켰다. 신문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2000년 6월 평양방문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미 국무장관의 방북 이후 남북 및 북미 관계가 호전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역행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이산가족상봉,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의혹 시설물 사찰 등이 이행되지 않고 있음을 예로 들었다. 사설은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에 포함시켰으나 미국이나 김대통령의 한반도 목표는 평화라고 전제한 뒤 북한의 고집스런 자세는 남한인들을 분노케 하고 있으며 성난 이들은 올 대선에서 평양에 덜 동조적인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한.미.일 3국이 수십억달러의 식량원조 및 중유를 북한에 제공하고 있으나 북한은 남한으로부터의 관광수입에만 관심이 있고 미사일개발중단, 무기사찰 허용,이산가족상봉 재개, 김위원장 서울 답방, 휴전선 배치병력 감축 등의 상호주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