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인제(李仁濟) 후보의 '중대결심설'로 인해 시작 보름여만에 중단이냐 계속 진행이냐의 최대고비를 맞고 있다. 이 후보는 25일부터 서울 자곡동 자택에 칩거하며 자신의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빠르면 26일중 경선 계속 참여여부 등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져 당 안팎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 측근은 "이 후보가 밤새 한숨도 못자며 고민한 것으로 안다"며 "아직마음정리가 안된 것같으며, 24시간 이내에 결론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해 거취표명이 하루 이틀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 후보 선대위원장인 김기재(金杞載) 고문은 26일 "이 후보가 절망적인 상황인것 같다"고 말했으나 이날 오전 경선본부 사무실에서 이 후보가 불참한 가운데 열린대책회의에선 "당과 나라를 살리기 위해서도 끝까지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 이 후보에게 전달했다. 한광옥(韓光玉) 대표도 26일 경선 중도무산 우려에 대해 "다소 굴곡이 있더라도 그동안 현명하게 잘 대처하지 않았느냐"며 "조용히 지켜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지도부가 이 후보를 접촉, 경선 계속을 설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 후보가 최종적으로 경선포기를 선택할 경우 민주당 경선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된다. 비록 3위의 정동영(鄭東泳) 후보가 '경선 지킴이'를 자임하며 "(노무현 후보) 추대는 없다"고 경선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까지 득표력으로 볼 때 양강구도의 한축이 무너지면 노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다는 게 당내의 일반적인 시각이어서 정 후보가 끝까지 경선을 주장할지 미지수다. 이에 따라 정 후보까지 사퇴할 경우 경선은 중단되고 4.27 전당대회는 단독입후보한 노 후보 추대 대회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인제 후보는 경선대책본부의 '계속 참여' 건의에 대해 "감정적, 즉각적 대응을 삼가고 차분하게 당원과 캠프 동지들의 의견을 수렴해 현명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혀 계속 참여쪽으로 선회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경우 이 후보측은 `음모론'보다는 노 후보의 정계개편론과 이념문제를 집중제기, 경선구도를 `보혁구도'로 만들어 나가며 노 후보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할것으로 예상돼 경선 과정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이 후보측 대변인인 전용학(田溶鶴) 의원은 "어렵지만 끝까지 가면서 노무현 카드로는 정권재창출이 어렵다는 `노무현 필패론'으로 반전을 모색하자는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인제, 노무현 후보간 치열한 상호공방 과정에서 두 후보 모두 큰상처를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후보의 거센 공격에도 노풍의 위력이 계속될 경우 경선에 대한 관심은 반감될 수밖에 없으며, 이 후보의 공격이 주효할 경우는 양측 모두 정치적 상처를 입고본선 경쟁력이 약화되는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한편 당 선관위는 이인제, 정동영 후보가 끝내 사퇴해 노무현 후보만 남을 가능성에 대비, 당헌당규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이러한 상황에 대한 규정이 없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가 1명만 남게 될 경우 경선을 더이상 진행시킬 필요가 없다는 해석과 당헌.당규에 유효투표의 과반수 득표자가 후보로 선출된다는 규정에 따라 전체 유효투표의 과반수를 획득할 때까지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게 나오고 있는 것. 민주당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도입한 국민참여경선제 시행에 따라 예상치 못한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