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林東源) 청와대 외교안보통일 특보가 4월초 정체국면의 남북관계 타개를 위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특사로 방북함에 따라 임 특사가 북한에서 누구를 만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임 특사는 김용순(金容淳) 노동당 비서 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반드시 만날 것이라는 게 정부 당국자와 남북관계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임특사는 먼저 지난 2000년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 성사의 산파역이었던 김용순 비서와 다시 만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이산가족 상봉, 남북장관급회담 재개 문제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용순 비서와 남북 정상회담의 일정, 의제, 의전 문제 등을 직접 협의한 경험이 있고, 6.15 공동선언의 산파역을 담당하는 등 임 특사와 김 비서는 남북 정상회담의 사전정지 작업을 맡았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상황변화에 따라 임 특사는 김 비서와 함께 실세로 평가되면서 같은해 9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로 남한을 방문했던 림동옥(림춘길)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과 구체사항을 협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일 김용순 비서 급에서의 협의가 원만하게 풀릴 경우 임 특사는 대외적으로 북한을 대표하는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예방할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는 결국 남북관계는 양측 최고지도자의 결단이 있어야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그간의 경험과 분석이 깊게 깔려 있고, 임 특사가 특히 김대중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만큼 김영남 상임위원장이나 김정일 위원장은 반드시 만나고 돌아올 것이라는 관측때문이다. 이와 관련, 4월말부터 열리는 북한의 아리랑축전때 남한 총리급 인사의 방북이나 5월 말 개막되는 2002 월드컵 개막식에 북측 고위 인사의 참석이 조심스레 거론되는 시점에서 임 특사의 김영남 위원장 면담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궁극적인 남북 현안해결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나 해결해야 한다는 맥락에서 볼 때 방북기간이 며칠이 될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면담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더욱 설득력있어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권경복기자 kkb@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