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이 초반 6개지역 경선을 마치고 오는 30일 경남을 시작으로 중반전에 돌입하게 됐으나 이인제(李仁濟) 후보측이 제기하고 있는 각종 음모론 등에 대한 논란이 증폭될 경우 앞으로 경선의 순항여부가 주목된다. ◇음모론 = 이 후보측이 음모론의 실체에 대한 구체적 증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지난 22일 대전에서 열린 합동토론에서 이 후보는 노무현(盧武鉉) 후보에게 "청와대 박지원(朴智元) 특보를 2월19일과 27일 두 차례 만난 적이 있느냐"고 질문하고,23일 충남경선 합동유세에서도 "청와대 핵심인사가 대통령을 빙자해 경선에 관여하고 있다면 대통령 가까이에서 나와야 한다"고 공격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실체 폭로를 예고했던 24일 강원 경선에서 음모론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지역특성을 고려한 선거전략적 차원이라며 "상황에 따라 제기할 것"고 말했지만 구체적 증거가 없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 후보도 25일 MBC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음모론은 내 얘기가 아니라 들은 얘기"라며 "음모는 서로 속삭인 것이니 증거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측은 그러나 경남경선에 들어가기 전 특별기자회견 형식으로 뭔가를 발표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어 이 후보측의 주장과 노 후보를 포함한 당내 반응이 주목된다. ◇ 경남.전북 경선 = 이번주말 대회전인 경남과 전북지역 경선은 노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경남은 선거인단이 4천202명에 달하고 충청권의 이 후보 몰표 현상에 대한 반작용으로 노 후보에게 표쏠림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물론 `노풍'의 직접적 영향권에 속해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이 후보의 현 1천690표차 리드는 순식간에 위협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노 후보측은 60% 이상의 득표를 예상하고 있는 반면, 이 후보측은 노 후보가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지상목표다. 여기에 울산에서 선전한 `김중권(金重權) 변수'도 있다. 무연고지에서도 10% 이상의 득표율을 유지하고 있는 김 후보가 첫 대규모 영남지역 대회전에서 어떤 성적을 올리느냐에 따라 이, 노 두 후보의 득표도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 경선도 `광주' 경선 결과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노 후보가 유리하다는 것이 대체적 견해지만 이 후보측은 전북 정서는 도리어 충남과 유사하다며 조직을 통한 우세를 장담하고 있다. ◇경선순항 여부 = 이 후보측이 경선진행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속에 '음모론' 등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남지역에서 `노풍'이 맹위를 떨칠 경우, 이를 담담하게 받아들일 것인지가 경선순항 여부를 판가름할 전망이다. 이 후보는 "경선 판을 깨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고, 24일 강원 경선 직후 현역의원 10명과 특보단 등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모 리조트에서 대책회의를 가진 자리에서도 "노 후보의 이념성향에 대해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선거인단이 많은 만큼 이를 적극 부각시킨다면 승산이 있다"는 쪽으로 의견을 정리했다. 그러나 거센 `노풍'이 잦아들지 않고 대세를 꺾기 어렵다는 판단이 설 경우, 이 고문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불분명하다. 이 후보 진영내에선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온건론과 함께, "맥없이 당하고 있을수 만은 없다"는 강경론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