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부총재단은 25일 이회창(李會昌) 총재에게 부총재직 일괄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이 총재 주재로 열린 총재단 회의에서 자유로운 논의를 위해이 총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부총재단 전체회의로 전환, 당내분 수습방안을 논의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최병렬(崔秉烈) 양정규(梁正圭) 등 회의참석 부총재 8명은 "최근 당내분 사태의책임을 통감하며 당 면모를 일신한다는 차원에서 사퇴한다"는 취지의 일괄 사직서를작성, 이 총재에게 전달키로 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부총재들 8명 전원 연명으로 사직서를 작성해 연장자인 이환의(李桓儀) 부총재가 이 총재에게 오늘중 제출키로 했다"면서 "해외 출장중인 이연숙 부총재와 개인 일정때문에 회의에 참석지 못한 강재섭 부총재의 서명은 들어있지 않지만 강부총재는 전화로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남 대변인은 그러나 "부총재단 회의에서 총재권한대행 문제 등에 대한 토의가있었으나 총재가 최종 결정을 내리도록 했다"면서 "지도체제나 당 수습방안 등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회의후 최병렬 부총재는 "총재가 사태를 수습하는데 `프리 핸드'를 드리자는 취지로 부총재단이 전원 사퇴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고, 박희태(朴熺太) 부총재는 "비상대책기구 등에 대해선 논의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총재는 금명간 총재권한대행을 임명, 자신은 당무 2선으로 물러나거나 `5.10 전당대회'까지 한시적으로 기존의 총재단을 대신할 `비상관리기구'를 발족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주말에 ▲`측근정치' 청산을 요구하는 최병렬 부총재와 김용갑(金容甲) 의원 등 보수중진 ▲이미 부총재직을 사퇴한 하순봉(河舜鳳) 의원 등`측근세력'과 신경식(辛卿植) 정창화(鄭昌和) 목요상(睦堯相) 의원 등 지지파 ▲오세훈(吳世勳) 의원 등 미래연대를 포함한 소장파 대표 ▲윤여준(尹汝雋) 국가혁신위원장 등 보좌진들과 두루 접촉,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했다. 특히 일부 소장파와 중도 주류측은 5.10 전당대회까지 과도체제로, 주류와 비주류 및 당직을 맡지 않은 중진의원과 소장파가 두루 참여하는 `비상관리기구'를 구성,운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이 총재의 `결단'이 주목된다. 비상관리기구 대표로는 최다선인 박관용(朴寬用.6선) 의원을 비롯, 서청원(徐淸源.5선) 지도위원과 김용환(金龍煥) 국가혁신위원장, 이환의(李桓儀) 부총재 등이거론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