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수습안에 반발하며 지난 20일 중국 방문길에 올랐던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홍사덕(洪思德) 의원이 2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김 의원은 탈당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마음의 정리를 했다"고 말해 탈당쪽에 무게를 둔 반면 홍 의원은 "할 말이 없다"며 침묵으로 일관, 김 의원과는 다소 입장차가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을 유발했다. 이날 공항에는 김 의원 지지자 30여명이 나와 두 의원을 맞았고, 일부는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두 의원은 이어 공항 귀빈실로 자리를 옮겨 최근 `정풍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미래연대 소속 오세훈(吳世勳) 원희룡(元喜龍) 이승철(李承哲) 의원 등과 약 20분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미래연대측은 "정권교체를 위해 당에 남아 힘을 보태달라"며 탈당을 만류했으나, 김 의원은 "여러분 보기에 답답하다. 당내 차원의 문제를 떠난게 아닌가 싶다"고 말해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및 미래연대 의원들과의 대화 요지. --중국에서 생각은 정리하고 왔는가. ▲(김덕룡) 물론이다. 마음의 정리를 했다. 하지만 아직 밝힐 때가 아니다. --태산 구상은. ▲(홍사덕) 난 오늘 말 안하기로 했다. ▲(김덕룡) 오늘은 여러분께 할 말이 없다. 그동안 국내에서 있었던 얘기를 듣고 난 뒤 말하겠다. --이회창 총재를 만날 계획은. ▲(김덕룡) 기피하는 것은 아니다. 총재도 날 만나서 할 얘기가 없을 것이고, 나도 사실은 만날 마음이 없다. --(원희룡) 주류.비주류를 떠나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으고 국민 앞에 나설 사람은 우리밖에 없다. ▲(김덕룡) 심정을 이해하지만 결과가 무엇이겠나. 딱하다. 근원적인 문제가 있는데 지역 말단적인 문제로 해결되겠나. --(오세훈) 당의 기풍을 새롭게 하자는 것이다. 더 이상 당을 떠난다는 말씀을 안하시면 좋겠다. ▲(김덕룡) 지금 여러분이 애쓰는 일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봤다. 여러분을 보기에 답답하다. 당내 차원의 문제를 떠난게 아닌가 싶다. 여러분이 애타게 뛰는 것을 보면 더 답답하다. 누구보다 좋아하는 사람들인데... --(이승철) 젊은 사람들이 앞서겠다. 당에 남아 정권교체와 민주화에 힘을 보태 달라. ▲(김덕룡) 기자들이 옆에 있어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원희룡) 어려운 야당 생활을 참고 지내왔는데 지금 정권교체를 못하면 국민의 열망을 배신하는 것이다. ▲(김덕룡) 국민의 정권교체 열망을 저버리는 것은 우리당이라고 생각한다. (인천공항=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