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광옥(韓光玉) 대표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23일 오전 신라호텔에서 방한중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와 잇따라 면담을 갖고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면담은 이 총재, 한 대표, 김 총재 순으로 20분씩 1시간여에 걸쳐 이뤄졌으며, 각 당에서는 당3역 등 당 지도부가, 일본측에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부장관, 데라다 데루스케(寺田輝介) 주한 일본대사 등이 각각 배석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각당 대표가 면담장으로 들어설 때마다 문 앞으로 다가가 이들을 반갑게 맞았고 각당 대표는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네며악수를 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3당 대표에게 "이번 방문을 통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 신뢰가 더욱 깊어졌으며, 한일 우호관계를 증진시키는 좋은 계기가 됐다"며 정상회담 결과 및 방한 소감 등을 설명했다. 이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어제는 황사때문에 흐렸는데 오늘은 환한 것 같다"며 황사를 화두삼아 대화를 시작했으며, 이 총재는 "총리께서 맑은 날을 볼 수 있어 다행"이라고 화답했다. 이들은 이어 고이즈미 총리 방한기간에 이뤄진 전통 악기 연주체험, 월드컵 공동개최 등을 주제로 환담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또 `일본통'으로 알려진 김 총재에게 "일본과 한국에 대해 제일 많이 알고 있지 않느냐"며 관심을 보였으며, 김 총재는 "일본 정치인을 여럿 알고 있다"며 통역없이 일본어로 대화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면담이 같은 장소에서 잇따라 이뤄짐에 따라 3당 대표의 조우가 주목됐으나 일본측이 각각 다른 대기실을 마련, 이들간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