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23일 충남 천안에서 주말 3라운드 결전에 들어간 가운데 이인제(李仁濟) 후보가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정계개편론을 겨냥해 배후음모설을 제기,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24일 춘천에서 열리는 강원경선 결과가 이.노 후보간 선두경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후보 진영 일각에서 '중대결심설'이 흘러나오고 있어 강원경선 결과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 대전 KBS 합동토론회에서 노 후보에게 '청와대 박지원(朴智元) 특보를 만난 적이 있느냐'고 묻는 등 정계개편 배후로 `김심'(김대중 대통령의 의중)까지 겨냥했다. 이와 관련, 당내에선 이 후보측의 정계개편 배후 음모설 제기가 이른바 `노풍'(盧風)을 차단하기 위한 경선전략의 일환이란 시각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명분축척용이란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정계개편 배후논란은 23일 오후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실시된 충남경선 유세에서도 이어졌다. 이 후보는 "노 후보가 지금의 정당구도를 다 허물고 정책구도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하는데 지금 개편하면 되지 무엇때문에 경선을 해서 후보를 뽑느냐"며 "새로 짜겠다는 정당은 중도좌파 정당이 아니냐"고 공격했다. 노 후보는 "지역구도로 정치가 잘 될 수 없기 때문에 정책구도로 가자는 것"이라며 "정계개편은 민주당이 중심이라는 인식이 국민에게 심어진 경선이 끝난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이날 충남경선(선거인단 2천658명)에선 득표누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지역연고가 있는 이인제 후보에게 몰표가 계속될 지, 노무현 후보가 `노풍'을 앞세워 어느 정도 추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이 후보측의 정계개편 음모론 공세 등이 선거인단 표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후보측은 충남에서 최소 1천표 이상 표차를 벌려 대세론을 본격 재점화한다는 전략이며, 노 후보측은 표차를 최소화한 뒤 이어질 강원과 경남, 전북 등 중반 경선에서 판세를 뒤집는다는 계획이다. 양강 구도를 형성한 이들 두 후보가 지금까지 확보한 선거인단은 이 후보가 1천779, 노 후보가 1천237명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기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