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인제 대선후보가 22일 '노풍'(盧風.노무현 후보 바람)과 정계개편의 배후설을 공식 제기, 경선전이 중대국면을 맞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충남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노 후보가 주장하는 정계개편론과 이를 조정하는 보이지 않는 손은 실체가 있다"며 "나의 보수적인 남북관계와 경제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인사들이 노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모든 조직과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구체적으로 여권의 K,L,P씨를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이들은 내가 대통령이 되면 햇볕정책이 지속되기 어렵고 경제개혁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일을 꾸미고 있는 것 같다"며 "증거는 얼마든지 있으며 점차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노 후보가 주장하는 정계개편도 이들과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어 "노풍의 계기가 된 13일 여론조사 설문항목을 보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빌라 문제가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고 물어 공분을 자아낸 뒤 지지후보를 묻는 방식으로 노 후보의 서민이미지를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향후 거취에 대해 "두고보자. 일은 사람이 꾸밀 수 있으나 성사 여부는 하늘에 달려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이 후보의 이같은 발언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자 이 후보측은 "이 후보가 배후를 구체적으로 거명한 것은 아니다"고 발을 뺐다. 그러나 이 후보가 색깔론을 제기하며 노 후보를 공격한데 이어 여권핵심을 겨냥한 배후설까지 제기한 것은 사실상 민주당과의 결별까지도 고려한 결과라는 관측이 강하다. 이에 앞서 김윤수 공보특보는 노 후보를 겨냥, "국가보안법 전면 폐지, 대북 무조건 지원 등 급진적이고 과격한 특정세력 편향성은 균형감각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런 사람은 민주노동당 후보가 돼야 한다"고 공격했다. 그는 아울러 "지난해 출간된 '위기의 한국 누가 구할 것인가'라는 책에서 노 고문은 자신의 여성스캔들도 사실상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유종필 특보는 "음모는 없으며 배후도 없다"고 부인했고 여성문제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