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이른바 '노풍(盧風)'에 대해 '뭉게구름'으로 평가절하 하면서도 돌풍의 위력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 대책마련에 부심하고있다. 특히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지지도가 노 고문에게 크게 밀리고 심지어 한나라당 텃밭인 부산.경남(P.K) 지역에서도 이 총재가 노 고문에게 역전을 당하자 심각한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핵심측근들은 "어느정도 예견됐던 일이지만 너무 빨리 가시화돼 곤혹스럽다"는반응을 보이면서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고문을 경쟁자로 상정해온 대선구도와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할 판"이라며 `노풍'의 실체와 원인분석에 착수했다. 당 수뇌부는 `노풍'의 원인으로 ▲`이회창.이인제 대세론'에 대한 식상함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 욕구 ▲전남도청 이전 갈등에 따른 호남지역의 이상기류 ▲이 총재의 개혁이미지 퇴색 ▲빌라 및 가족문제에 대한 서민들의 거부감 등을 꼽았다. 한 당직자는 이 총재 인기하락 요인에 대해 "당의 지도체제 문제 보다는 빌라와가족문제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총재의 주변관리에 대한 실망감에 당내수습안도 명쾌하지 못한게 겹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당과 총재에 대한 새로운 모습을 기대했으나 그렇지 못해 국민의 실망감이 컸던 것 같다"면서 "`노풍'이 일시적 현상이 되느냐 아니면 추세로 자리잡느냐는 우리 하기에 달려 있다고 보지만 마땅한 카드가 없어 고민"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다만 다른 당직자는 "인기가 기반을 다지면서 서서히 상승하지 않고 제트기를타고 상공으로 차고 오르는 것처럼 급상승하는 것은 거품을 수반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후보검증에 들어가면 거품이 완전 제거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이 총재측은 가회동 자택 조기이사, 친인척 문제 정리, 당분위기쇄신, 일부 당직개편, 김덕룡(金德龍) 이부영(李富榮) 의원 등이 참여하는 대선후보경선 유도 등의 대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