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이면 김명자(金明子) 환경부 장관이 우리 헌정사에 새로운 기념비를 세우게 된다. 지난해 11월 국민의 정부 역사상 최장수 장관에 '등극'해 화려한 조명을 받았던김 장관이 나흘뒤인 오는 24일(일요일)이면 54년간의 우리 헌정사상 가장 오랫동안장관직에 머무른 여성으로 기록되는 것. 현재 최장수 여성장관에 올라 있는 김정례(金正禮) 전 보사부 장관은 지난 82년5월21일부터 85년 2월19일까지 32개월 29일간 장관직을 수행했다. 이에 비해 지난 99년 6월 25일 제 13대 환경장관에 취임한 김 장관은 24일이면 33개월을 가득 채워 김 전 보사부 장관의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역대 여성장관을 지낸 사람은 지금까지 모두 26명으로 평균 재임기간은 12.3개월이며 한명숙(韓明淑) 여성부 장관 등 2명은 현직이다. 김 장관에 앞서 환경부의 수장을 맡았던 여성은 모두 2명이나 문민정부의 황산성(黃山城)씨는 언론과의 '불화'로, 국민의 정부에서 손숙(孫淑)씨는 공연격려금 수수 파문으로 각각 불명예 퇴진했었다. 전.현직 여성장관 전체로 보면 3명중 1명 꼴인 8명의 장관이 부동산 투기나 부적절한 언행 등으로 본의 아니게 장관직을 내놓아야 했을 만큼 우리나라에서 여성으로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김 장관은 지난해 11월 29일 '2년 5개월 4일' 동안 장관직을 수행한 김성훈(金成勳) 전 농림부 장관을 제치고 국민의 정부 최장수 장관에 올랐으나 정작 본인은 "특별한 의미가 없다"며 언론의 인터뷰 요청조차 거절했었다. 최근들어 김 장관은 5년 2일간 공보처 장관으로 재임해 정권과 운명을 같이 했던 문민정부 최장수 장관인 오인환(吳隣煥)씨와 비교되곤 한다. 그러나 지근거리에서 청와대와 대통령을 직접 화법으로 마케팅했던 `측근'인 남성 장관과, 정치와 무관한 영역에서 전문성과 행정 능력을 두루 갖춘 여성 장관의장수의 의미는 구분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환경부 안팎의 평가다. 김 장관은 20일 "과분한 영광을 누리고 있다는 조심스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역사상 최장수 장관은 박정희(朴正熙) 대통령 당시 1971년부터 78년까지 7년 6개월간 과학기술처 장관을 지냈던 최형섭(崔亨燮)씨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wolf85@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