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19일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대국민선언 형식의 기자회견을 갖고 당 내분수습을 위해 곧 총재직에서 사퇴, 당무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이 총재는 또 5월 전당대회에서도 총재직에 출마하지 않고 대선후보 경선에만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빠른 시일내에 총재권한대행을 임명하는 등 획기적인 수습책을 제시할 방침이라고 당의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이같은 내용의 수습안은 최근 `빌라게이트' 파문과 당내분사태, 그리고 민주당경선으로 인한 대선환경 변화 등으로 당이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판단, 분위기를 일신해 새로운 각오로 대선정국에 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전당대회까지 당무를 관리할 총재권한대행에 부총재들중최연장자인 이환의(李桓儀) 부총재를 임명하고 일부 당직개편을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는 또 가족과 빌라 문제로 국민에게 누를 끼친데 대해 국민들에게 거듭사과하고 차남 수연씨의 외국유학 추진, `원정 출산' 시비에 휩싸인 손녀의 한국국적 취득 추진, `호화빌라' 논란을 빚어온 자택 조기정리, 철저한 친인척 관리, `측근정치' 폐해 청산 등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총재는 18일 저녁 여의도 63빌딩에서 부총재들과 만찬회동을 갖고 약 3시간에 걸쳐 당 내분사태 수습을 위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 이 총재는 "그간 당내 문제로 당이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고 적절한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그간의 의견수렴과 오늘 부총재들과의 대화를 통해 방향을 정한뒤 빌라문제 등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이 총재는 그간 각고의 노력으로 쌓아올린 입지가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끝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당내 현안을 뛰어넘어여야정쟁 지양과 1인지배체제 청산 등 정치개혁 방안을 포함한 특단의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측근은 "총재직 사퇴와 불출마를 통해 비주류측이 요구해온 `대선전 당권.대권 분리'를 수용하고 조만간 김덕룡(金德龍) 의원을 만나 당개혁방안을 제시하고정권교체 대열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낮 최병렬(崔秉烈) 부총재와 오찬회동을 갖고 당내분 및쇄신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