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9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당을 총재권한대행체제로 운영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한마디로 '실망스럽다' '의미없다'며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호화빌라의 주인과 자금출처, 손녀의 미국 출산 문제를 거듭 제기하며 명확한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등 이 총재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이 총재의 위상문제는 한나라당이 결정할 일이지만 정당민주화의 기대에 크게 미흡하다"면서 "총재직에 대한 이 총재의 집착이 대단히 강한 것으로 보여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박종우(朴宗雨) 정책위의장은 "총재권한대행을 부총재단에서 뽑지 않고 이 총재가 지명하면 사실상 이 총재가 당을 운영하는 것으로 의미가 없다"며 "그룹회장이 권한은 없지만 실질적으로 회장이 그룹을 운영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폄하했다. 윤호중(尹昊重) 부대변인도 "이 총재가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총재직은 챙기고 권한대행을 임명하겠다는 것은 스스로 '왕총재'가 돼 '수렴청정' 시대를 열겠다는뜻"이라며 "차라리 벽창호와 얘기하는 것이 낫지 낡은 정치에 연연해 국민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이 총재에게 바랄 것이 더 이상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대변인은 "현금 6억원과 땅 7천200평을 가진 이 총재가 어떤 연유로 남의 집에 얹혀사는지, 3세대가 모두 114평씩이나 필요하게 됐는지, 진짜 주인은 누구이며, 자금출처가 어떻게 된 것인지, 국민의 의문을 풀어주지 못하고 있다"며 "이 총재의 제왕적 정치의식과 행태, 귀족적 생활의식과 행태는 바뀌지 않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김현미(金賢美) 부대변인은 "미국에서 태어난 손녀가 대한민국에 출생신고를 함으로써 이 총재 손녀는 앞으로 18년동안 이중국적자로 살아야 하며 '미국 시민권을 노린 원정출산이었다'는 국민적 의혹은 해소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승현기자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