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19일 기자회견에서 5월 전당대회 총재직 출마와 총재권한대행체제 도입, 당무 2선 후퇴 등을 내용으로 한 수습책을 밝힌데 대해 일부 의원이 강력히 반발, 당 내분사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주류측은 집단지도체제 조기 도입과 당.대권의 명확한 분리 요구 등을 사실상거부한 것으로 간주, 강력한 대처방안을 강구키로 해 주류-비주류간 대립 심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주류를 포함한 일부 의원이 탈당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박근혜(朴槿惠) 의원에 이은 후속 탈당 가능성이 주목된다. 김덕룡(金德龍.DR) 홍사덕(洪思德) 의원은 이날 오후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이 총재의 수습책을 수용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동반 탈당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측은 "이 총재의 결단을 촉구했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빠르면 이번 주내에 탈당할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김, 홍 의원이 탈당을 감행할 경우 `DR계' 일부 의원의 동반 탈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 비주류인 김원웅(金元雄) 서상섭(徐相燮) 의원도 이날 낮 회동, 탈당을 포함한 거취 문제를 계속 숙고하기로 했으며 소장파 원내외 위원장 모임인 미래연대도20일 긴급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김원웅 의원은 "`이회창 대세론'이 무너져 내리고 있으며 이 총재가 한나라당의 집권에 짐이 되고 있다"면서 사실상 `후보 교체론'을 제기했다. 당 지도부는 이 총재 기자회견 직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소집, 이 총재의 수습책을 전폭 지지하고 당 화합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으나 일부 의원이반발, 진통을 겪었다. 의총에서 이 총재는 "포장과 제목이 산뜻하지 않을 수 있으나 담은 내용을 이해해달라"면서 "정권교체를 향한 길로 가되 소수 의견을 모아 화합과 결집의 방향으로가고자 한다"고 비주류 설득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이부영(李富榮) 부총재는 "민주당의 국민참여경선제가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는데 우리 당과 이 총재의 지지도가 떨어져 지극히 우려된다"면서 "이 총재의수습안은 실망을 안겨준 미흡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김부겸(金富謙) 의원은 "이 총재가 대선에 전념하겠다는 얘기가 흘러나와 감동했는데 오늘 회견이 이를 반감시켰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최병렬(崔秉烈) 부총재는 기자들과 만나 "이 총재가 총재권한대행체제를 도입하면서 총재직에서 사퇴하지 않는다면 비주류가 이를 수용하겠는가"라며 이 총재의 총재직 사퇴를 간접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