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을 요구하며 중국 주재 스페인대사관에 진입했다가 15일 필리핀으로 추방된 탈북자 25명의 한국 입국날짜가 `17일→16일→18일'로 변경되는 혼란이 빚어졌다.

이는 중국측의 입장을 고려, 주말을 제3국인 필리핀에서 보낸 뒤 입국시키고 싶어한 우리 정부 입장과, 북한과의 관계를 감안해 즉각 한국으로 보내려는 필리핀 정부의 입장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난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측은 `베이징(북경)→마닐라→서울행'이 곧바로 이어질 경우 제3국 추방 형식을 취한 중국측의 입장을 난감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탈북자들의 건강검진 등을 이유로 1,2일이라도 탈북자들이 필리핀에 체류할 수 있도록 필리핀측 협조를 요청했다.

반면 필리핀은 지난 2000년 북한과도 수교한 상황에서 지난해 장길수군 일가족 사건, 97년 황장엽(黃長燁)씨 망명사건에 이어 이번에도 필리핀이 탈북자들의 한국행 중간 체재지로 공개이용되는 데 따른 부담 때문에 즉각 한국행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필리핀 프랭클린 에브달린 외무차관은 15일 마닐라에서 우리 정부관계자들과 협상한 뒤 "탈북자들이 16일 한국행 첫 항공편으로 떠날 것"이라고 즉각 한국행을 기정사실화 했다.

우리 정부는 필리핀의 이같은 입장이 나오기 앞서 15일 오후 "탈북자들이 절대 16일은 입국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첫 혼선이 빚어졌다.

정부는 필리핀측의 완고한 입장을 확인함에 따라 15일밤 대책회의 끝에 탈북자들을 16일 오후 입국시키기로 하고 이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 발표직후 필리핀의 로일로 골레즈 국가안보보좌관이 현지 기자들에게"탈북자들이 모처에 머문 뒤 3일내로 떠날 것"이라고 말해 또 다시 혼선이 생겼다.

우리 정부는 16일 새벽 필리핀측의 진의를 파악하느라 동분서주, 오전 9시10분께 필리핀측으로부터 "한국측의 당초 요청을 수락한다"는 입장을 공식전달 받고 탈북자들의 입국날짜를 18일 오후로 최종 결정했다.

정부 당국자는 "18일 입국이 당초 우리의 계획이었지만 중간에 혼선이 생겼다"면서 "아로요 대통령이 탈북자 문제에 대한 보고를 뒤늦게 받은 뒤 `한국 입장을 배려하라'는 지시를 내려 다시 우리측 요청이 받아들여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 jh@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