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간 '의혹폭로' 공방이 거듭되면서 단순한 소문이나 과거 한두차례 제기된 사안이 재차 거론되는 등 무차별 폭로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이런 비난전이 언론 보도를 통해 증폭되면서 양측간의 고소.고발로 이어지는 등 정치권의 대립과 감정싸움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지난 14일 제기한 "대통령 처남 이성호씨가 지난해 매입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고급빌라의 실제 소유주는 대통령 장남 김홍일(金弘一) 의원"이라는 주장은 현지 교포신문이 명확한 근거없이 보도한 것을 토대로 폭로한 것이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15일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87년 12월 경기도 화성시 남양동 땅 7천200평을 매입했다"고 땅투기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는 지난해 5월 당시오장섭 건교장관의 땅투기 의혹공방 때 이미 한차례 제기했던 것이다. 앞서 한나라당이 거론한 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의 영등포.화성 부동산 처리과정 의혹도 과거 걸러졌던 사안. 특히 여야 모두 최근의 폭로전에서 명확한 자료를 제시하지 않은 채 시중의 소문 등을 근거없이 의혹을 부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15일 이 총재의 차남 수연씨가 미국 유학시절인 97년 9월부터 99년 12월 사이에 학비와 생활비로 모두 21만5천달러(한화 3억2천250만원)를 사용했다고 한다"며 의혹을 제기했지만 구체적인 근거는 내놓지 않았다. 한나라당도 문제의 로스앤젤레스 주택의 소유주가 김홍일 의원이라며 진짜 전주(錢主)를 밝힐 것을 요구했지만 그 근거로 언론에 제시한 것은 현지 교포 라디오 방송의 보도내용이 전부다. 이런 여야간 극한적인 감정싸움은 곧바로 법정공방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 김홍일 의원측은 LA주택 의혹 주장과 관련, 남경필(南景弼) 대변인 등 한나라당대변인단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한나라당도 이 총재가족과 관련한 여당측의 공세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할 태세다. choinal@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