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형제 두고 고향 떠난 사람들인만큼 북한사정이 좋아지면 가지 말라해도 돌아가지요" 한국행을 요구하는 탈북자 25명이 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스페인대사관에 들어간지 이틀째인 15일 한 탈북자는 "오고 싶은 사람 다 받아주고 도와주는 것이 도리지만 북한 사정이 좋아지면 탈북자도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북한 관료 출신이면서 혈육을 두고 재작년 입국해 서울에 정착한 이 사람은 익명을 전제로 "식량난과 통제 등으로 살기가 어려워 탈북했고 한국에 와서 그런대로잘 살고는 있지만 두고 온 가족 친지와 고향을 잊을 수는 없다"고 현재의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또 수십명 단위의 탈북자들이 대거 한국행을 원하면서 `북한 체제 위기'가거론되는데 대해 "몇 십명 단위의 탈북자들이 들어오는 것으로 체제 위기를 거론할수는 없는 일"이라며 "지난 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북한 사정이 계속 어려웠지만 아직 건재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북한 사정이 좋아지고 살기가 편해질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짧게 대답했다. 그는 또 특정단체 등이 탈북자의 한국행을 도와주는데 대해 "본인의 의사에 반해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면 좋게 봐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남한 정부가 탈북자들을 도와줘야 하는 이유에 대해 "헌법에 북한영토와 주민까지도 우리 땅 우리 국민으로 명시해 놓고 있으니만큼 한국행을 원하는사람들을 도와주지 않으려면 헌법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