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4일 베이징(北京) 주재 스페인 대사관에 진입한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송환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들 탈북자에 대한 정치적망명 허용 문제를 질문받고 "그 결정은 유엔 고등난민판무관이 내릴 것"이라고 답변하고 "탈북자들이 송환되면 처형당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그들이 송환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왔다"고 강조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미국은 이 문제에 직접 개입돼 있지는 않다"고 전제하고 "이것은 유엔 고등난민판무관과 스페인 정부 및 중국 정부가 해결할 문제이며 그들은 실제로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이 문제가 전세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기존 관행에 따라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워싱턴의 내셔널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안은 기본적으로 중국과 스페인 정부에 의해 처리될 문제라면서도 "비공식적으로 말한다면 유엔 난민조약에 따른 처우를 받는 문제도 논의될 수도 있고 중국과 스페인 정부가 좋은 결과를 강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켈리 차관보는 그러나 자신의 최근 의회 증언 내용을 상기시키며 "장사꾼도 있고 단순히 살기 싫어 떠난 사람도 있는 만큼 북한 국경 부근의 사람이 모두 탈북자는 아니라고 보며 난민 지위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중국 정부 입장도 이해한다"고 말하고 "이것은 간단명료한 문제는 아니다"며 다소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