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14일 당내분 사태와 관련, "중심을 확고히 잡고 흔들림없이 당을 지켜나가자"고 밝힌 데 맞서 김덕룡(金德龍) 홍사덕(洪思德) 의원은 `결단'을 촉구하며 이 총재와 회동을 거부함으로써 내분사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김, 홍 두의원은 특히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일련의 혼란스런 사태는 이총재의 1인 지배정당구조와 독선, 공인으로서 명쾌하지 못한 처신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이 총재 책임론을 제기하고 "굳이 (이 총재를) 만날 필요가 없다"고 말해 사실상 동반탈당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김 의원은 이날 오전 화해전진포럼 회의에서 "현 정당으론 안된다"면서 "마음은 이미 정리된 상태"라고 밝혀, 이 총재의 잔류 설득에 관계없이 탈당과 개혁신당 창당 모색에 나설 계획임을 내비쳤다. 두 의원이 탈당을 결행할 경우 소장파 L, K 의원의 동반탈당 가능성도 제기되고있으나 본인들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부총재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강삼재(姜三載) 의원측은 "탈당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고 말했고, 범DR(김덕룡)계로 분류돼온 조웅규(曺雄奎) 의원도 김 의원의 집단지도체제 조기도입 요구를 비판함으로써 탈당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김종하 김기춘 김용갑 이상배 허태열 조웅규 엄호성 의원 등 '구당파(救黨派)'의원 7명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권.대권 분리, 집단지도체제 도입 등은 당 공식기구를 통해 이미 결정된 사안인 만큼 결코 번복할 수 없다"고 비주류측을 정면 반박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경남도지부 후원회 참석차 창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방일전 김덕룡 의원과의 전화통화에서 당발전 방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키로 약속했는데 이제와서 만날수 없다는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불쾌감을 표출했다. 이는 김, 홍 두의원에 대해 설득노력을 최대한 기울이되 결별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수습책과 관련, 이 총재는 비주류측이 요구해온 5.9 전당대회에서의 총재.후보직 분리와 집단지도체제 즉각 도입은 당내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고 수용하지 않되 전대후 총재권한대행 임명을 통한 당무위임, 일부 '측근'들에 대한 경고나 인책조치 등을 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일부 측근이 부총재 경선 등을 앞두고 측근임을 내세워 원내외 위원장들을 상대로 줄서기 등을 강요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인책조치도 불사할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