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14일 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의 경선포기 선언으로 다시 5파전으로 압축됐다. 유 지사는 지난 97년 세풍그룹으로 부터 국제자동차 경주대회(F1그랑프리) 유치 등과 관련해 4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내주중 검찰의 소환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그의 도중하차는 앞서 지난 12일 사퇴한 김 고문에 비해 경선구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는 지난주 제주.울산 경선에서 전체 유효투표의 2.3%인 38표를 얻어 26표(1.5%)로 최하위에 그친 김 고문과 득표력에선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개혁후보의 상징성과 대표성을 가진 김근태 고문의 사퇴는 노무현(盧武鉉) 후보로의 개혁세력 결집에 따른 `대안론' 부상 등 이미 경선판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반면 유지사의 경우 전북출신 후보라는 점 말고는 다른 후보와 이미지가 겹치는 점이 거의 없어 경선판도 자체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오히려 수뢰혐의를 받고 있는 유지사의 탈락은 민주당 경선의 이미지가 외부요인으로 훼손될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계속 버틸 경우 대선후보중 1명이 비리의혹을 받고 있는데 따라 국민참여경선제의 도입 취지가 무색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 지사는 이날 회견에서 "수뢰사실은 없으나 국민참여경선제 취지를 훼손시킬 수 있고, 주변의 사퇴압력도 적지 않다"며 포기배경을 밝힌 것이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한다. 이인제 노무현 고문 등 다른 주자들이 유지사 탈락에 대해 "안타깝다는 말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다만 그의 사퇴로 당초 7파전에서 김중권 노무현 정동영 이인제 한화갑 고문간 5파전으로 압축된 민주당 순회경선 도중 지지율이 부진한 최하위권 후보의 추가탈락 가능성이 다소 높아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기자 sangin@yna.co.kr